연말 모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요즈음 무엇을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를 더욱 즐겁게 해 줄 메뉴가 많지만 특히 삼겹살, 치킨, 회는 누구나 좋아하는 단골 메뉴로 꼽힌다.
하지만 연말 특수를 맞아 많이 팔리는 돼지, 닭, 횟감 등을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지 소비자의 염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부터는 축산물과 수산물 소비에 대해 더욱 안심해도 좋다.
가축과 양식 어류를 기르기 위해 사용하는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안전관리가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를 통해 더욱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 | 박종석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
인간이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약을 먹거나 예방 백신을 맞듯 가축도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동물용의약품이 꼭 필요하다.
가축이 건강해야 위생적이고 안전한 축산물과 수산물이 식탁에 오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부터 소, 돼지, 닭, 우유, 달걀 같은 주요 축산물과 광어, 우럭 같은 양식 어류에 사용되는 동물용의약품 안전관리에 PLS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PLS는 식용 목적으로 기르는 가축과 양식 어류에 대해 안전성이 검증돼 사용 허가된 동물용의약품만을 규정된 용법과 용량에 맞춰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국내 허용기준이 없는 동물용의약품에 대해서는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을 0.01ppm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축구장 크기의 공간에 직경 1㎝의 유리구슬 하나가 있는 정도로 매우 적은 양이다.
한편으로 축산농가와 양식장에서는 자신들이 키우는 가축과 양식 어류에 대해 허가받은 동물용의약품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용법과 용량을 정확히 준수해야 한다.
우리가 감기약을 처방에 따라 꼬박꼬박 정량을 챙겨 복용해야 하는 것처럼 가축에도 필요한 양을 정확한 주기로 잘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체내에 잔류하는 동물용의약품량이 최소화되며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축·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다.
수입하는 분들은 허가받지 않은 동물용의약품이 사용된 축·수산 원료가 수입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는 2019년 농산물에 대한 농약 PLS를 처음 도입한 이후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부터는 축·수산물에 대한 동물용의약품 PLS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PLS가 시행되는 축산농가와 양식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도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미리 점검함으로써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동물용의약품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PLS 시행을 통해 시험·검사 업무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157종의 동물용의약품을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는 동시분석법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했다.
수입자 및 주요 수출국 주한 공관에는 설명회 등을 통해 수입 축·수산물이 PLS에 저촉되지 않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용의약품이 축·수산물 PLS를 통해 국민의 식탁에 건강과 안심을 더하는 ‘플러스(PLuS)’가 되었다.
올해 연말 즐거운 식탁 위의 맛있는 음식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더해졌다는 점을 떠올려 보며 기분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종석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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