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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삼성 스타일, 현대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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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포츠계는 선거철이 되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이태성 세아제강 사장이 대한탁구협회장에 당선되면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의 회장 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그 정점인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대한민국 스포츠는 전두환정부 시절인 1980년대 초반 정부 주도하에 기업들이 스포츠 단체 회장을 맡으면서 급진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당시 재계 서열 1∼2위를 다퉜던 삼성그룹과 현대그룹이 가장 많은 협회나 연맹을 이끌면서 스포츠 성장에 공헌했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재직하던 1982년 대한레슬링협회장으로 직접 조직을 이끌었다.
1996년부터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선출돼 스포츠외교에도 앞장섰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은 육상, 배드민턴, 태권도, 빙상 등 아마추어 위주의 종목 육성에 힘썼다.
골프가 한국에서 잘나가는 것도 삼성이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유망주 박세리를 지원하는 등 골프산업 육성에 투자했던 까닭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회장이 세상을 뜨니 삼성은 스포츠 단체 지원에서 손을 뗐다.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회장이 1982년부터 대한체육회장을 맡으면서 19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앞장섰다.
큰아들인 정몽구 회장은 양궁을, 정몽준 회장은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다.
대한민국 축구가 오늘의 영광을 누리는 것은 모두 현대가의 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양궁 역시 현대가의 작품이다.

하지만 협회의 운영 스타일에서는 색깔이 다르다.
삼성은 이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체의 회장을 계열사 임원이 맡았다.
이 회장은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내세웠다.
스포츠인들이 스스로 행정력을 키워 언젠가는 자립해야 한다는 의지였다.

반면에 현대는 정씨 가문이 직접 회장으로 조직을 이끌어 왔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촌지간인 정몽준·정몽규 회장이 회장을 이어받아 30년 가까이 직영을 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도 정몽구 회장에 이어 아들 정의선 회장이 맡아 오고 있다.

이제는 스포츠에서 손을 뗀 삼성과 달리 현대는 축구와 양궁에서 여전히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르겠다.

정몽규 회장은 올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뒤 국회에 불려 나가 험한 꼴을 당했지만 최근 4연속 도전을 선언했다.
여기에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정 회장에게 맞서 출사표를 던져 귀추가 주목된다.

과연 대한축구협회의 운명은 어찌 될까?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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