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되자 광주 5·18민주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참담하다. 이게 나라야”며 “국민을 이기는 정부도, 정당도 없다. 국민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윤석열 탄핵안은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됐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비상행동 주최 ‘광주시민 4차 총궐기대회’에는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5,000여명이 참석, 광장을 가득 메웠다.
시민들은 ‘내란 주범 윤석열 체포 구속’, ‘개헌으로 사회대개혁’, ‘헌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 퇴진’, ‘민주주의 1도 모르는 무식쟁이’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퇴진을 촉구했다.
오월 어머니회 회원들은 “윤석열의 반헌법적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죄인 만큼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자 김영은 씨(54·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 불성립을 선언하자 깊은 한숨을 내뱉으며 “이게 나라냐, 끝까지 싸워 나라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국민을 배신한 국민의힘은 해체돼야 할 정당이다”면서 “국민을 이기는 정부도 없고, 정당도 없다”고 강조했다.
5·18 단체들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민의힘이 반란군의 충성스러운 개가 돼 그 역할을 포기한 참담한 결과다”고 비난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부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군홧발로 짓밟힌 국회는 내란 반란군 수괴의 충견들로 인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의가 또 한 번 처참히 짓밟혔다”며 “탄핵안을 부결시킨 것은 민주주의를 희롱하고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로, 깊은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5·18 단체들은 “오늘의 부결은 정의와 양심을 저버린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불씨를 키울 것이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권과 그를 비호한 모든 세력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이며, 5·18 정신을 계승해 불의와 독재에 맞서는 모든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탄핵소추안 부결에 대해 실망감을 표했다.
강 시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 거부로 실패한 쿠데타에 면죄부를 줬다”며 “지금 우리는 눈물을 흘리지만, 국민은 강하고 역사는 발전한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1995년 검찰은 5·18 내란수괴에 대해 공소권 없음을 결정하면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했지만, 국민은 오래지 않아 그들을 처벌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영록 지사도 이날 “분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뿐이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앞 수십만 탄핵 지지자들이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귀가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의 소신 투표가 큰 위안이 된다”고 글을 남겼다.
김 지사는 “아직 다음을 위한 희망이 살아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힘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