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기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 차기 CEO의 선임과 함께 향후 파운드리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 주목도가 높다. 인텔의 파운드리 방향성에 따라 이미 시장의 60% 이상을 독점하는 TSMC를 쫓는 삼성전자의 전략에도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부진 여파로 팻 겔싱어 전 인텔 CEO가 사임하면서 차기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텔은 현재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외부 인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의지를 굳건히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는 전 인텔 이사회 멤버인 립부 탄과 전 PC 사업 부문 책임자인 그레고리 브라이언트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인텔의 전 이사인 립부 탄은 반도체 업계 전문가로, 2022년 9월 인텔 이사회에 합류했으나 약 2년 만인 지난해 개인적인 사유로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탄 전 이사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인텔은 차기 CEO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8나노미터 공정 개발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해당 공정으로 생산한 반도체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인텔이 목표하는 1.8나노미터 공정 양산에 성공한다면 다시 업계 선두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시장에선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기를 본격화하면 내년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대만 TSMC가 파운드리 업계 1위로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64.9%를 차지했고, 뒤이어 삼성전자(9.3%), 중국 SMIC(6%) 순으로 업체 간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3년 전까지 15%를 넘나들었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며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TSMC는 최근 2나노미터 공정에서 60% 수율을 달성해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업이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로서는 더 이상 밀리면 안 되는 상황에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가동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화도 대처해 할 처지에 놓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가동은 반도체 업계에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미국 정부가 TSMC의 파운드리 독점을 원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삼성은 당장 2나노 등 초미세 공정에 더 빠르게 대응하는 숙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내년 업체 간 격차와 경쟁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봤다. 아주경제=이효정 기자 hyo@ajunews.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아주경제(www.ajunews.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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