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업구조 재편의 상징적 인사” ‘재계의 총리’로 불리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에 쓰쓰이 요시노부 부회장(일본생명보험 회장)이 내정된 것에 대한 일본 언론의 평가다. 제조업 출신 회장이 대부분이던 게이단렌 회장을 처음으로 금융기관 수장이 맡게 된 것에 대한 의미를 짚은 것이다. | 차기 게이단렌 회장으로 내정된 쓰쓰이 요시노부 부회장(왼쪽)과 도쿠라 마사카즈 현 회장. 니혼게이자이신문 제공 |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쓰쓰이 부회장은 도쿠라 마사카즈 현 회장에 이어 5월 29일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다. 도쿠라 회장을 포함해 역대 회장 15명 중 비제조업 출신은 2명에 불과하고, 금융권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닛케이는 “쓰쓰이 부회장 등용은 산업정책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 지방창생, 경제외교 등 폭넓은 사회과제를 다루는 게이단렌의 역할을 명실상부하게 체현한 것”이라며 “쓰쓰이 부회장은 일관되게 ‘사회성 관점’을 관철시켜 갈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쓰쓰이 부회장이 이끄는 일본생명보험은 비상장사다. 이때문에 그가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촉진하는 게이단렌 회장에 적합한 인물인가라는 의문이 있었다. 쓰쓰이 부회장이 4월 일본생명보험 회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점에서 출신 회사 회장,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게이단렌을 이끌었던 역대 회장에 비해 ‘경영자로서의 이미지’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산업 구조 전환에 동반해 게이단렌에 요구되는 역할도 변하고 있다”고 ‘쓰쓰이 체제’의 출범 의미를 짚었다. 무엇보다 일본 경제의 체질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제조업의 수출이 일본 경제의 핵심으로 법인세 감세, 자유무역 확대에 무게가 실렸다. 기업·단체 헌금은 정치적 영향력의 원천이어서 수입이 많은 제조업의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에 생산 거점을 두는 제조업이 많아졌고, 서비스나 디지털, 콘텐츠 등의 산업 비중이 커졌다. 이같은 변화와 더불어 게이단렌은 사회보장 개혁,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원자력 활용, 녹색경제 전환, 경제안보 등과 관련된 정책을 제안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시켜 왔다. 쓰쓰이 체제의 게이단렌에 요구되는 것이 경제환경 변화, 게이단렌의 사회적 역할 강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쓰쓰이 부회장은 지난 7일 언론과 만나 “전세대형 사회보장개혁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장래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 오기도 했다. 도쿠라 회장은 이런 견해에 대해 “놀랄 만큼 같은 생각”이라며 지지했다. 닛케이는 자민당이 소수여당이 되어 이시바 시게루 정권이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생명보험은 야당을 포함한 관민에 풍부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닛세이기초연구소를 갖고 있어 (쓰쓰이 부회장이) 불안정한 정치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짚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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