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기반 당근, 韓보다 100배 넓은 캐나다서 어떻게 자리잡았나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2-18 07:30:00

국내 대표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의 글로벌 서비스 '캐롯'(Karrot)이 캐나다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제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데다 사용자도 계속 늘고 있어 미국까지 포함한 북미 시장 공략에 청시호가 켜졌다.
우리나라보다 면적이 100배 넓어 '내 동네'의 개념이 전혀 다른 캐나다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18일 당근에 따르면 캐롯은 17일(현지 시각) 캐나다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2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소셜 부문 4위에 올랐다.
이는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보다 앞선 순위이다.
글로벌 SNS뿐만 아니라 '키지지'(Kijiji) 등 현지의 대표적진 C2C(개인 간 거래) 서비스도 제쳤다.

이런 성과는 가입자 수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5월 캐나다에서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뒤 8개월 만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2021년 캐나다에 법인을 설립해 100만 가입자 확보까진 3년여가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토론토, 밴쿠버, 캘거리, 에드먼튼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캐롯은 현재 불어권인 퀘벡을 제외한 캐나다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했다.

당근은 캐롯이 캐나다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는다.
캐롯은 당근의 한국 초기 모습과 유사하다.
'동네'라는 개념에 집중해 위치 정보시스템 인증을 기반으로 대면 중고거래 기능만을 구현해 서비스 중이다.
하지만 서비스 곳곳에 국가의 문화,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현지화 전략이 배어 있다.
우선 한국의 거래 가능 거리 범위가 최소 1㎞에서 최대 10㎞라면, 북미의 경우 최소 2㎞에서 최대 50㎞까지 거래할 수 있게 했다.
북미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주 지역이 넓게 분포돼 있고 동네로 인식하는 반경이 절대적인 거리보다는 이동에 걸리는 소요 시간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많아서다.

또한 북미 시장에서의 캐롯은 국내의 '매너온도' 대신 1000점 만점의 '캐롯 스코어'를 적용하고 있다.
36.5라는 숫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체온을 떠올리는 한국 사용자와 달리, 북미에선 직관적으로 체온을 떠올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기술도 계속해서 적용 중이다.
최근 캐롯 캐나다는 사용자가 올린 이미지를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분석해 중고거래 게시글을 작성해주는 ‘AI 포스팅’ 기능을 도입했다.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게시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은 2022년부터 당근 공동 창업자인 김용현 대표가 현지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캐다나에서 목표를 월간 활성 이용자(MAU) 100만명 달성으로 잡았다.
이후 목표는 미국이다.
향후 5년 내 북미 지역 50개 도시로 캐롯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한국 드라마나 K팝처럼 당근을 K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 사례로 만들고 싶다"며 "현재 캐나다에서 가장 먼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북미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