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일요일을 본다
아침을 막 밀어낸 골목과
천천히 펼쳐지는 만화영화
오후의 호수공원
웃고 있는 사람들이
계속될 것 같다
예배당에서는
좋은 데 가면 좋은 곳에 간다고 했다
좋은 곳이 있다고 했다
좋았던 것들로부터
나는 더 가야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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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바라보는 풍경 속에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활기가 서려 있을 것이다.
휴일의 느긋한 “아침을 막 밀어낸 골목”의 맑은 호흡 같은 것. 하지만 시를 읽는 나는 어쩐지 무거운 어깨와 채 털지 못한 하품 같은 것을 더 그리게 된다.
일요일마저 우리는 제대로 쉬지 못한다.
계속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TV 앞 소파에 비스듬히 누운 채로도 분주하다.
머릿속은 복잡하고 손가락은 어수선하며 눈은 또 다른 작은 화면 속을 쏘다닌다.
“좋은 곳”을 찾고 있을까. 나중에 좋은 곳에 가기 위해 지금 당장 “좋은 데”로 가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 곳이란 어디인지… 알 수 없지만.
며칠 전 휴일 저녁에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공원에 갔다.
봄기운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공원은 북적였다.
연신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사람과 사람이 빚어낸 환호. 부디 이 순간의 기쁨은 ‘일’이 아니기를.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습관처럼 급히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박소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