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잉공급에 관세타격 맞은 철강업계 불황 계속, "고용 안정성 유지 최선"
글로벌 철강경기 둔화 및 수요 부진에 더해 트럼프 2기 관세 부과까지 겹치면서 철강 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이 경북 포항 공장 기술직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은 포항공장 기술직 근무자 1200명 전원이다.
다만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희망퇴직의 특성상 실제 신청 인원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1년 월정급여에서 정년까지의 잔여근속간의 50%에 해당하는 기간을 곱한 범위(최대 3년)안에서 퇴직금을 지급한다.
또한 1인당 1000만원, 자녀 최대 3명 분량의 자녀 학자금과 함께 만 55세 이상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정년 처우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지난 2022년 2월에 이은 3년 1개월여 만의 조치다.
또한 같은기간 당진 열연공장과 인천공장을 대상으로 전환배치도 실시한다.
현재 직책자일 경우 전환배치시 직책에서는 보직해임된다.
이사비 300만원과 주택자금한도 1억원 내에서 추가금액도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 활동이 활발한 현대제철과 같은 회사에서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게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현대제철이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중국발 과잉 공급과 단가 하락, 트럼프 2기 관세 부과 등 복합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탈출구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말부터 포항 2공장을 축소 운영해왔다.
중국발 철강 제품의 과잉 공급에 따른 단가 하락과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포항 2공장의 제강 및 압연 공정 모두 기존 4조 2교대 체제에서 2조 2교대로 전환한 상태로, 제강 공정에서 쇳물만 생산하고 있다.
당초 현대제철은 가동률이 떨어진 포항 2공장을 완전히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했지만, 노조의 반발과 노사 협의 끝에 축소 운영으로 급선회한 바 있다.
포항 2공장에서는 주로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형강 제품을 생산했다.
현대제철은 포항 공장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동시에 충남 당진제철소 박판공장에서 근무할 전환 배치 인력도 모집한다.
앞서 현대제철은 2020년 수익성 악화로 당진 박판(두께 3㎜ 이하의 얇은 철강재)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해당 공장을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준비를 해왔다.
저탄소 공정으로 탈바꿈한 당진 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포항 2공장 정상 가동을 위해 노력했지만,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 등 어려운 철강 경기가 지속돼 기술직 희망퇴직 및 당진 전환 배치를 진행하게 됐다"며 "회사는 향후 노사 협의를 거쳐 희망퇴직과 전환 배치를 동시에 진행하고 고용 안정성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희망퇴직 신청과 별개로 노사 분규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 내 냉연공장에 대해 부분 직장폐쇄를 실시하고 있다.
노사가 지난해 9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가 부분 파업과 총파업을 이어가자 사측이 직장폐쇄를 전격 단행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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