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시설과 북문지(北門址)도 함께 발견되면서 척문리산성이 사비기 지방 거점 산성이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원시는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전주문화유산연구원과 백제 사비기 지방 거점 산성으로 알려진 척문리산성을 공동 발굴한 결과, 성내 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집수시설과 북문지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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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비기 지방 거점 산성으로 알려진 전북 남원 척문리산성 발굴 현장 모습. 남원시 제공 |
내부에서는 묵서(墨書)로 ‘상항(上巷)’, ‘중항(中巷)’, ‘장덕(將德)’ 등의 글자가 적힌 목간 6점과 백제 중방성으로 알려진 고사부리성 상부상항(上部上巷)명 문자기와, 상부상항이 음각으로 새겨진 목제품 등이 출토됐다.
‘상항’과 ‘중항’은 백제 사비기의 5부(部) 5항(巷) 중 하나로, 실제 항제가 운영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덕’은 백제 16관등 중 제7품에 해당하는 관등 명칭으로, 목간에서 백제 관등이 확인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병오(丙午, 516년 또는 576년)와 병신(丙申, 526년 또는 586년) 명문이 찍힌 인장와(印章瓦)와 기와가 다량 출토돼, 척문리산성이 성왕~위덕왕 시기 운영됐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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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 척문리산성에서 발굴된 백제 사비기(泗?期) 집수시설 모습. 남원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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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 척문리산성에서 출토된 백제 사비기(泗?期) 행정구역과 관등명이 기록된 목간(木簡). 남원시 제공 |
남원시와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2021년부터 척문리산성의 성벽, 문지, 집수시설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성과를 토대로 체계적인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을 통해 백제 행정구역과 관등체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척문리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밝히는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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