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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봄꽃의 이름

3월은 개화의 시기이다.
개구리가 깨어나는 경칩을 기점으로 겨우내 잠들었던 꽃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민다.
봄이 되면 진달래, 철쭉, 벚꽃 등 수많은 꽃이 만개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낸다.
각기 다른 색깔과 생김새를 가진 꽃들을 보며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하게 된다.
각각의 꽃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기에 나름의 이름을 갖는다.
예를 들어, 벚꽃은 식물학적으로 형태와 품종에 따라 적어도 9가지 이상으로 세분되어 각기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꽃들을 분류하고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매우 섬세한 작업이다.
어떤 대상에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다양성과 개별성에 대한 섬세한 인정의 과정인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대상을 인식하고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대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로 인정된다.

우리 사회도 수많은 꽃처럼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주민의 유입으로 인해 사회의 인구학적 구성도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을 대변하는 용어로 ‘다문화’가 있다.
본래 ‘다문화’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인종, 민족, 언어, 종교 등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가 특정 이주민 집단을 지칭하는 엉뚱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문화’라는 용어를 이러한 의미로 사용하는 것에 나는 종종 혼란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혼란스러움은 여러 두서없는 질문을 갖게 한다.
이 용어는 과연 특정 이주민 집단을 지칭하기에 적절할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 용어는 이주민 집단 내부의 다양성을 섬세하게 드러내는가? 또한 이주민이어야만 다문화적인 것일까?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수많은 꽃에 부여된 이름을 보면, 각각의 꽃이 갖는 특성과 개별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러한 이름을 통해 우리는 다채로움과 다양성을 더 잘 인지하게 된다.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의 다양성은 우리 사회에 역동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채로운 꽃들에 섬세하게 이름을 붙여주듯, 한국 사회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에 대해서도 이들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고려한 섬세한 인정과 포용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인정되고 포용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다문화’가 특정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의 다채로움을 포괄하는 용어가 될 수 있도록 그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주어야 할 때이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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