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가 연구용 지하연구시설(이하 연구용 URL) 부지로 선정되면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탄소 에너지 정책이 확산되는 가운데, 무탄소 에너지원 중 하나인 원자력 발전에 따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땅속 깊숙이 방사성폐기물을 영구 격리하는 심층 처분방식을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해결책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방사성물질의 이동 특성, 암반의 장기적 변형 가능성, 처분방식의 물리·화학적 안전성을 연구해야 한다.
URL은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는 필수적인 시설로, 방폐물을 보관하거나 처분하는 곳이 아니라 관리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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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훈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부회장 |
스위스(GTS URL), 스웨덴(Aspo HRL), 일본(Mizunami URL, Horonobe URL) 등 원자력 선진국들은 이미 연구용 URL을 운영하며 심층 처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 수립 시 반영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역시 연구용 URL을 통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기술을 개발하고, 국제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연구용 URL이 건설된 이후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심부 암반의 장기적 안정성을 연구하고, 방사성폐기물 격리를 위한 최적의 처분방식과 공학적 차폐 기술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암반의 특성 변화와 지하 환경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암반 내 균열 변화 및 지하수의 이동 경로 등을 면밀히 검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방사성폐기물 처분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 태백시에는 연구시설이 들어서면서 원자력 안전, 지질 및 암반공학, 재료공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국내외 연구진과의 협력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산업의 발전과 전문 인력 양성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시설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되며,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연구와 인프라 구축은 향후 실제 방폐물 처분장을 건설할 때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연구용 URL을 통해 최적의 기술을 사전에 확보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폐물 관리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연구용 URL을 기반으로 보다 안전한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술을 확보하고,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학적 검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용 URL의 운영은 원자력 안전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오석훈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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