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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중국에서 시니어 산업 혁신을 보다④

중국 시찰단 마지막 날 아침이다.
상해의 겨울은 난방 시스템이 좋지 않아 탁한 공기 탓에 목 칼라나 코 주위가 금방 꺼뭇해진다.
숙소에서 현지 공영 방송인 CCTV 아침 뉴스를 켰다.
중국의 미래 기획 방향과 이슈에 대한 내용인데, 실버 산업이 주요 분야로 등장한다.
특히 공산당 정부가 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포럼 소개가 있었는데, 스마트양로 언급이 잦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5세대이동통신(5G)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재택노인, 양로시설, 노인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양로 시스템을 신속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정부 역시 최대한 발맞추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양로 분야는 자본주의 사회인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정부가 복지 관점에서 진행하는 비중이 크다.
그런데 공산당 정부가 오히려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하는 것은 왜일까? 중국과 친숙한 사람이라면, '특색 사회주의'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공동 경작지와 노동, 배급을 하며 모두가 평등했으나 극심한 배고픔을 겪어야 했던 시기를 지나고, 개혁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하는 지금의 중국식 시스템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스마트양로는 '복지제도'보다 '연금'을 바탕으로 지불역량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 제공, 그리고 대규모 민간투자를 통한 효율성 확보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오늘 방문할 곳은 유명투자회사인 푸싱그룹(Fosun)이나 세콰이어캐피탈 등이 선택한 푸쇼캉(Fushoukang)이다.
행복(FU·노인과 가족에게 행복을 제공), 장수(SHOU·건강한 노후를 지원), 건강(KANG·의료 및 간호를 통해 건강을 보장)이란 뜻을 가진 기업이다.
2011년 상해에서 설립한 뒤, 노인간호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기업으로 현재 전국 260개 센터, 고객 29만명, 직원 1만6000명을 두고 있다.
중국 정부의 노인 복지 정책과 연계된 인증을 받아서, 서비스 이용 시장기 간호보험을 통해 일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상해시 정부의 유휴지를 활용한 중저가의 실버타운, 양로시설을 운영한다.
먼저 훙커우 지역에 위치한 돌봄 인력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양로 센터부터 견학했다.
상해식 옛집들과 주거단지가 모인 곳의 중심 상가 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웨딩드레스 판매점과 인기 있는 밀크티 가게, 피자집 같은 상점이 옆에 있었지만, 솔직히 허름해 보였다.
센터 안에도 진열된 노인용 기저귀와 치매 정보 등 전단지를 볼 수 있었지만, 특별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한국의 방문 요양과 유사한 재가 간호(居家?理)를 중점적으로 하는 곳으로, 간병인이 근처 노인의 가정을 방문해 생활 지원과 재활 치료 등을 제공한다.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며, 필요에 따라 시간 단위로 예약이 가능하고, 노인마다 실제 필요한 만큼 유료로 이용한다고 한다.
중국 내에서도 선진 양로 시범 도시인 상해는 건강보험에서 하루 1시간만 요양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건강 등급에 따라 주 3, 5, 7회까지 가능하지만 서비스 시간은 1시간으로 동일하다고 한다.


다소 아쉬운 마음을 안고, 15분 거리에 위치한 본사로 이동했다.
그리고 놀랐다.
AI 기반 돌봄 솔루션이 무엇인지 볼 수 있었다.
다른 참가 자의 말을 빌리자면, '디지털 중국 양로 끝판왕을 보고 온 느낌'이다.
본사 내부시스템은 노인 고객별 건강 상태, 서비스 제공 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IoT 기반 장비를 활용한 낙상 감지, 실시간 건강 상태 기록 및 분석을 통해 응급 호출이 가능하다.
'24시간 스마트 간호'다.
전담 간호 관리자가 종합적으로 맞춤형 간호를 제공하고 식사, 청소, 목욕과 같은 일상생활 지원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 대한 마사지, 병원 동행 및 퇴원 후 재활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이때 노인 데이터와 간호 관련 경험은 축적되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사내에 전달된다.
이 축적한 데이터로 업무 효율화를 이루고 있어, 갓 입사한 관리자는 6명을 돌볼 수 있다가 점차 42명까지 관리 가능해진다고 한다.
또한, 요양보호사도 오늘 하루 방문해야 하는 고객이 몇 명이고, 지금 노인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움직였는지 등을 전부 디지털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시연 당시에도 지역별, 요양보호사별, 성별이나 나이 등에 따라 숫자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업체는 요양보호사와 고객 간의 대화는 자동 녹음되고, 휴대폰으로 위치 추적을 하는 등 부정 행위를 방지한다는데 한국 상황에는 어렵겠다.
노인별 형편에 따라 VIP 서비스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비생산적인 행정 및 관리 부분의 업무는 줄이고, 최적화된 돌봄을 추구하며 더 나아가 디지털 돌봄기구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단다.
집안 카메라로 움직임을 포착해 의심스러운 상황이면 경찰이나 소방서에 신고하는 시스템과 연결된다.
일본이나 한국에도 침대 위에 수면 패턴 파악을 하는 센서는 있지만, 중국에선 현장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창업자는 일본에서 유학하며 일찍이 고령화 사회를 경험했으나, 막상 중국에 있는 부모님께 돌봄 문제가 발생하자 어떻게 할 방법 없이 속수무책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귀국 후 해당 회사를 설립하고 일본의 기술과 사례를 참고했고, 이제는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써드에이지 시찰단이 방문했을 때도 실제 일본 시니어 기업이 다음 미팅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국에서는 처음 연락이 왔다며 신기해했다.
양국 교류가 활발해지길 기대하며, 중국의 스마트양로, 앞으로가 더 궁금하고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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