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한 환경을 딛고 서울대에 합격한 제주의 학교 밖 청소년을 돕기 위해 지역 사회가 힘을 모으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서울대 신입생이 된 성안복지재단 제주시 남자 중장기 청소년 쉼터 출신의 신정현(19)군.
신군은 순탄치 않은 가정 형편과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2021년 쉼터에 입소했다.
![]() |
지난달 25일 경해장학복지재단이 제주시 남자 중장기 청소년 쉼터를 찾아 신정현군(가운데)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경해장학복지재단 제공 |
신군은 지난해 입시 준비를 하면서도 간암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간이식 적합 검사를 했고, 수능을 치른 직후 간이식 수술을 했다.
하지만 신군은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 대학에 진학하게 돼 쉼터 퇴소 청소년에게 지원되는 ‘쉼터 퇴소청소년 주거정착금’을 받을 수 없게 됐고, 몸이 아픈 아버지 역시 신군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생활에 필수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던 신군은 진학을 포기해야할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쉼터 관계자는 신군의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 장학재단 등에 장학금을 신청하고 쉼터 후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 과정에서 신군의 어려운 사연이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경해장학복지재단은 신군에게 진학의 꿈을 위한 장학금 300만원을, 재단법인 산호장학회와 농협은행 제주본부는 50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 |
지난 4일 제주시 남자 중장기 청소년 쉼터에서 롯데관광개발 이병연 대외협력이사(오른쪽)가 윤인노 소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제공 |
이병연 롯데관광개발 대외협력이사는 “아버지를 위해 간 이식을 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끈기 있게 학업을 이어가 대학 진학까지 이뤄낸 모습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며 “전달한 장학금이 신군이 학업을 이어가 꿈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