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100)로, 2025년 역시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주머니톡(Week+Money+Talk) 연재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물가와 함께 우리 주머니 사정과 맞닿은 소비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고물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명품 소비를 통한 '플렉스(Flex·과시형 소비)' 문화가 유행했으나, 경기 불황이 심해지자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가성비를 고려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과 빠른 트렌드 반영을 강점으로 내세운 SPA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SPA 브랜드의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PA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배, 주문 고객 수는 70% 증가했다.
특히 거래액 중 1020세대 젊은 소비자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
또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1∼10월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배로 증가했으며, 스파오의 지난해 12월까지의 매출은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탑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11%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SPA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된 결과로 보인다.
대표적인 SPA 브랜드로는 스파오, 자라(ZARA), H&M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상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직접 관리하며 중간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듀프(Dupe)' 트렌드 확산도 SPA 브랜드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듀프는 복제를 뜻하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로, 저렴한 가격이지만 고가 브랜드에 버금가는 품질을 가진 대안 제품을 찾는 소비 방식이다.
SPA 브랜드들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트렌디하면서도 품질이 준수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이고 있다.

평소 자라에서 옷을 구매하는 직장인 장모씨(29)는 "독특한 디자인의 옷이 많아 취향에 맞는 옷을 찾는 재미가 있다"며 "옷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세일 기간을 활용하면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유행에 맞는 디자인도 많아서 쇼핑할 때 꼭 방문하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호실적을 기록하는 SPA 브랜드와는 달리 명품 소비에 대한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고가(명품) 의류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가 의류를 입는 것보다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응답이 2022년 71.0%에서 2025년 73.5%로 증가했다.
또 '명품 의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65.1%에서 71.7%로 증가했다.
즉, 소비자들은 이전과 달리 고가 브랜드 제품 구매에 더욱 신중한 태도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 전문기업 한국딜로이트는 지난달 '컨슈머시그널'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고(三高) 현상의 장기화로 인해 불황형 소비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소비자들은 가성비와 가용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17개국 중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던 국내 소비자의 과시성 구매 비용 또한 고환율과 소비 침체로 인해 9위(2024년 12월 기준)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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