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까지 보내면 100만원인데, 1인당 41만원이라니요?"
광주 남구 봉선동에서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박지현(44) 씨는 사교육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고 말한다.
초등학생인 둘째는 영어학원과 수학학원을 다니는데, 한 달에 드는 비용만 90만원에 달한다.
박 씨는 “영어학원은 월 38만원으로 알고 등록했는데, 별도로 패드 학습비, 교재비, 차량비까지 추가로 내다보니 실제로는 55만원 넘게 나간다.
오히려 내신 대비하는 중학생 아이는 수강비 40만원만 내고 있는데, 초등학교 5학년은 영어에만 50만원을 쓰고 있다.
수학까지 보내면 거의 100만원인데, 1인당 41만원이라는 사교육비 통계가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비 통계를 볼 때마다 ‘우리 집은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이 나가나’ 싶다”며 “실제로 학원비를 내는 학부모들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 참여율도 매년 높아지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이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47만4,000원)보다는 낮지만, 2020년(28만1,000원)과 비교하면 13만2,000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교육 참여율도 66.2%에서 78.2%로 상승했다.
광주교육청은 불법 사교육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교습비 과다 책정, 교습시간 임의 연장, 선행학습 광고 등을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모임은 “단속만으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출 수 없다”며 “학원 교습 운영 시간 감축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주교육청이 추진 중인 ‘사교육 부담 없는 학교 사업’도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고등학교 7곳에 연 8,000만~9,000만원씩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 수강료 지원비로 집중 편성하거나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해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 이에 시민모임은 “광주 동·서부교육지원청이 학원연합회 의견을 반영해 학원 교습비 조정 기준을 평균 6.6% 인상한 것도 사교육비 상승 요인”이라며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해 전남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사교육 참여율은 71.7%를 기록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