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광장에서 책을 읽으며 연대합시다.
책으로 민주주의를 지킵시다.
”
광주 독립서점 ‘소년의 서’ 임인자 대표가 지난 12일 SNS에 올린 글이다.
5·18민주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단식과 노숙을 이어가는 시민들이 있는 가운데, 그는 함께 책을 읽으며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은 곧바로 실천으로 이어졌다.
‘소년의 서’는 같은 날부터 소년이 온다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매일 밤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며,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임 대표는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책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시민들과 함께 광장에서 책을 읽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선택한 책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였다.
그는 “5·18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 책을 그 현장에서 함께 읽으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새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독서모임을 찾는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한 시민은 “집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는데, 광장에서 책을 읽는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예전에 소년이 온다를 읽다가 너무 슬퍼 끝까지 읽지 못했는데, 함께 읽으며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바쁜 일정을 마치고 광장을 찾는 시민들도 많다.
임 대표는 “독서를 통한 연대가 시민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며 “책을 다 읽고도 탄핵이 되지 않으면 또 다른 책을 읽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은 삭발·단식·철야 농성을 이어가며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결정을 요구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철야 집회를 지속하고, 민주당 광주 의원들도 단식에 돌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 5개 구청장도 1인 시위에 나섰다.
국회에서도 광주 의원들이 단식과 삭발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헌재의 최종 결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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