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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닮은꼴’ 美 관세전쟁…‘예견된’ 난국에 홀로 맞선 경기도 [오상도의 경기유랑]

김동연 올해 초부터 ‘십만양병설’…경제전권대사·수출방파제 등 제안
도내 車·반도체산업 악영향 촉각…철강·알루미늄 관련 기업은 ‘직격탄’
도 차원 통상조사단 美 조지아주 파견…주 정부 관계자·정치인 등 접촉
지역기업 R&D· 컨설팅·실무교육 등 지원…해외시장 진출전략 설명회


#1. “우려했던 관세전쟁이 시작됐습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올해 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근심 어린 글을 올렸다.
“미국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상대국은 보복관세로 맞서고 있다”며 “예고된 ‘발등의 불’로 우리 수출기업에는 당장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견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은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지도에서 대한민국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1월 신년 간담회 때부터 반복해 제안한 △수출방파제 구축 △여·야·정 합의로 경제전권대사 임명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하루빨리 시작하자는 주장이었다.
이른바 ‘트럼프 2기 비상 대응 체제’ 구축이다.

#2. “현지 미국기업과 부품 계약을 진행했는데 당장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경기 화성시의 열교환·변압기 부품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최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달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련 제품에 대한 25% 수입 관세 부과 조치 때문이다.
A씨의 회사는 당장 원자재 수급 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이 같은 고민은 A씨만의 몫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에 둥지를 튼 철강 관련 수출업체는 3420곳, 알루미늄 관련 업체는 1549곳에 달한다.
이는 전국 철강 관련 업체의 32%, 알루미늄 관련 업체의 39%를 차지한다.


올해 2월12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분야 현장 간담회. 김동연 지사(오른쪽)가 인사말을 하는 가운데 정장선 평택시장이 옆에 앉아 경청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우려했던 관세전쟁…정부는 직무유기”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발(發) 관세 폭풍’이 현실화하면서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계엄·탄핵정국으로 국내 정치와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관련 기업들은 독자생존의 험로에 내몰린 상태다.
이에 경기도는 일찌감치 개별 대응에 나섰다.
대미통상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하고, 지역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 지원에 뛰어들었다.

현재 도내 철강 제조업체는 440곳이 넘는다.
철강 도매업체 역시 400곳 가까이 집중돼 화성·시흥·안산 등에 몰려 있다.
전국의 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을 다루는 공장도 3분의 1 이상이 도내에 둥지를 틀었다.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정부 경제개발부 청사 사무실에서 경기도 통상환경조사단 관계자들이 주정부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철강·알루미늄 관련 업체들 외에 자동차, 반도체, 바이오·의약품 업체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는 ‘한국의 실리콘밸리’인 판교를 중심으로 제조업 부가가치 및 벤처기업 수에서 국내 산업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한다.

국내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산업별로는 반도체(80% 이상), 바이오·헬스(40%), 자동차(26%)에서 생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3대 주력 산업 벨트 역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관세 부과에 잇달아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올해 1월24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앞서 김 지사는 올해 초 신년 간담회 이후 정부에 비상 대책을 촉구해 왔다.
지난달 20일 도내 수출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선 “신속한 불확실성의 제거와 경제정책의 대전환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도는 자체 후속조치에 들어갔다.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통상환경조사단을 파견해 현지 주 정부관계자, 주 하원의원 등과 접촉했다.

조사단은 도 국제통상과장을 단장으로 경기지역FTA통상진흥센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등 통상 및 자동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경기도의 남서부에 집중된 자동차·반도체·바이오 벨트. 경기도 제공
◆ 김동연의 독전(督戰)…美 조지아주에 조사단 파견

이들의 첫 방문지인 조지아주는 미국 동남부 교통·물류 허브로, 미국 전체 물동량 4위의 서배나 항구를 비롯해 현대차 전기차 공장, 기아차 공장 등 150여개 국내 기업이 활동하는 곳이다.
도 조사단은 조지아주 코린 마아식 국제투자 차관보와 면담에선 도내 자동차 부품 기업에 대해 지원을 요청하고 협의 기구 구성에 합의했다.
올해 상반기 개소하는 미국 댈러스의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등은 향후 수출방파제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 밖에 도내에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민생경제 긴급지원센터가 온·오프라인 24시간 신속상담 대응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애로 통합지원센터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경기지역FTA통상진흥센터는 올해 8차례에 걸쳐 200개 업체를 대상으로 미국 통상정책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경기도 3대 산업인 자동차·반도체·바이오 현황. 세계일보DB
기업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올해 1월 도와 경기지역FTA통상진흥센터가 공개한 설문 조사결과에선 참여 중소기업의 95%가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경기지역FTA센터는 자유무역협정(FTA) 컨설팅을 비롯해 FTA·통상·무역 관련 교육과 주요 해외인증 취득 지원, 비관세장벽 대응 수출상담, 원·부자재 대체공급망 발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박근균 경기도 국제협력국장은 “미국 관세 등 통상정책 동향을 면밀히 예의주시하며 다각적 통상·수출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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