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지역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대전시가 결혼정보업체냐”…구시대적 발상 청년만남 행사 비판 잇따라

대전시가 지역 미혼 청년들의 만남 행사를 연중 내내 추진하는 가운데 “결혼정보업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대전시 주최 미혼 청춘남녀 단체소개팅 행사인 ‘연(連)인(In) 대전’이 26일 대전신세계아쿠아리움에서 열리고 있다.
대전시 제공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유성구 대전신세계아쿠아리움에서 미혼 청춘남녀 단체소개팅 행사인 ‘연(連)인(In) 대전’을 진행했다.


대전시에 사는 만25세∼39세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남녀 각각 40명씩 80명이 참여했다.
직업 제한은 없으나 초혼자만 가능하다.
외국인은 참여할 수 없다.
대전시는 ‘연인대전’ 행사를 이달부터 12월까지 모두 23회에 걸쳐 운영한다.
예산은 1억원이다.


대전시는 이 행사 외에도 KB금융그룹과 함께 또다른 미혼남녀 만남 행사인 ‘대전 썸타자(SUM-TAJA)’를 4월부터 6월까지 모두 6회에 걸쳐 진행한다.
예산은 KB금융그룹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지난해 대전시에 기탁한 10억원의 기금 중 8000만원을 활용한다.
‘대전 썸타자’는 대전시에 거주하며, 사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또는 대전 소재 직장에 근무하는 27세~40세 미혼 남녀 60명을 대상으로 한다.
소상공인을 절반 이상 우선 선발한다.
4월에서 6월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3개월 간 공통모임(60명) 3회, 20명씩 소모임그룹 3회 진행한다.
장소는 라미컨벤션웨딩홀과 글램핑장 등이다.


자치단체는 결혼 기피 문화와 출산율 저하 문제 해소책이라는 취지이지만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하고 ‘보여주기식’의 구태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페미니스트연대 등은 27일 입장문 내어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한 일자리, 열악한 주거 환경, 부족한 복지 체계”라며 “그러나 대전시는 한정된 예산을 청년들의 실질적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사적 영역에 개입하는 불필요한 사업에 낭비하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지난해 5월 세종시 주최 미혼남녀 만남 행사 모습. 세종시 제공
이어 “연애와 결혼이라는 개인적인 문제를 정책화함으로써 공공기관의 본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며 “청년 정책의 초점은 사생활이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사업이 ‘청년의 건전한 이성 교제’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는 뿌리 깊은 성차별적 인식에 기반한다”며 “만남은 개인 감정과 취향이 작용하는 사적인 선택의 영역인데 국가가 이를 정책화하면서 남녀에게 이상적인 관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사회구조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청년 정책을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대전시가 저출생 문제 본질을 외면하고 결혼정보업체로 전락했다”며 “청년들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한 채 표면적인 미봉책으로 저출생 문제를 덮으려는 근시안적인 졸속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전시는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출산율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첨부파일
  • newhub_20250327519483.jpg
  • newhub_20250327519482.jpg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