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로 한창 들떠 있는 지난 18일 경기도 시흥시의 월곶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실을 나와 운동장에 주차된 대형 버스로 몰려들었다.
그림으로 꾸며진 버스에는 '시흥시 찾아가는 이동미술관'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다.
버스는 시가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아트 캔버스(ART-CAN-BUS)'다.

시흥시가 학생들을 위해 운영하는 특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주목받고 있다.
미술관이나 공연장 등 고정된 장소에서 문화예술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학교 안으로 직접 들어가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학교로 찾아가는 미술관 '아트 캔버스'다.
2017년 기획전시 '도시관찰일지'로 시작된 아트캔버스는 관내 초등학교를 찾아 미술가들이 담아내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시는 아이들의 문화 예술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의 활로 개척을 위해 이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7년간 시흥에서는 217개 학교 3만8878명의 학생과 6255명의 시민이 '아트 캔버스'를 접했다.
지난해에는 27개 학교 4774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학교 외에 지역 축제와 어린이날 행사 등을 통해서도 1212명을 대상으로 아트 캔버스를 진행했다.
전시에는 '소소한 일상 공감'을 주제로 이이남, 박상화, 이남근 등 뉴미디어 작가 3인과 배경숙, 박선영, 윤희경 등 회화 작가 3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시간 속 일상 공감'을 주제로 기존 뉴미디어 작가 3인과 김대정, 신웅철, 정은경 등 회화작가 3인이 변화하는 삶의 여정 속 일상의 순간을 재해석한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월곶초등학교에서 열린 아트 캔버스는 올해 첫 행사다.
학생들은 버스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한 후 교실에서 키트를 활용한 미술 체험도 했다.
시는 초등학교는 물론 어린이날, 거북섬 '봄페스타 축제', '시흥 갯골축제' 행사에서도 아트 캔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는 교실도 음악 콘서트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명곡을 현악4중주 콰르텟과 합창단의 웅장한 하모니로 만나는 '스쿨투어 콘서트'다.
지난해에는 시흥시립합창단과 라온챔버오케스트라가 11개 학교 3961명에게 공연을 선사했다.
공연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상별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만족도도 높았다.
산현초등학교와 장곡중학교, 장곡고등학교 학생 4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425명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시는 올해 영화음악 등 공연 장르를 다양화하고, 해설을 곁들여 곡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 콘서트는 5월 28일 도창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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