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전통시장 내 화재 대응 강화를 위해 올 6월까지 19개 시장, 30곳에 ‘지하매립식 비상소화장치함’(지하소화장치)을 설치한다.

지하소화장치는 평소에는 땅속에 매립돼 통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지만 위급 상황 시 손쉽게 개방해 소방호스와 방화도구를 즉시 사용할 수 있다.
현장 대응이 늦어지기 쉬운 전통시장 구조를 고려한 맞춤형 재난 대응 장치다.
위급 시 뚜껑만 열면 소방호스와 방화도구가 등장하는 ‘지하 소방서’다.
중구는 전통시장, 골목형상점가, 지하도 상점가 등 총 49개 시장이 있다.
서울시 전체 시장의 15%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노후된 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좁은 골목, 밀집한 점포 구조로 소방차 접근이 어렵고 대형화재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에 중구는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지하형 소화장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는 2021년까지 시범적으로 2개소에 지하소화장치를 설치했으며, 지난해에는 연구용역을 통해 해당 장치의 설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추가로 3개소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 특별교부금과 보조금 1억6000만원,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6억원 등 총 7억6000만원의 예산을 전액 외부재원으로 확보해 올해는 모든 골목형 시장에 최소 1개소 이상 설치가 가능하게 됐다.
중구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앞두고 지난 4일‘지하매립식 비상소화장치함 설치 사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구는 상반기 중에 속도감 있게 설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지하소화장치는 가로, 세로 각 1m, 호스 길이는 최대 50m로 설치된다.
설치가 완료되면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화재 초기 대응법 등 실전 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
관리 권한은 설치 이후 중부소방서로 이관해 관리된다.
김길성 구청장은 “630년 역사의 중구는 그 시간만큼 삶의 터전도 오래됐고, 시장도 노후돼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누구나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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