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펙수클루가 다시 한 번 질주를 시작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이 최근 위염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획득하면서 국내 위염 치료 시장에 새로운 판이 열리게 된 것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펙수클루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차세대 치료제 ‘P-CAB’ 계열 약물로, 기존의 PPI(프로톤펌프 억제제)가 가진 한계를 보완한 신약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시간과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으며 하루 한 번 복용으로도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약물 간 상호작용이 낮아 고령 환자나 복합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더 안전한 치료 옵션으로 꼽힌다.
이번 위염 급여 적용은 펙수클루가 P-CAB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위염 환자는 약 5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수가 만성적 복통, 소화불량 등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펙수클루의 시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서 출시 3년차인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성장세는 국산 신약으로는 드문 사례다.
대웅제약은 이번 위염 시장 진입을 계기로 펙수클루를 연매출 15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펙수클루는 위염 분야에서 이미 임상 3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해당 임상시험의 제1저자인 김광하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펙수클루는 급성 및 만성 위염 환자 모두에서 위점막 병변 개선에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환자의 증상 완화 속도도 빠르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급여 적용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들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는 단순히 약효만 좋은 것이 아니라 시장 트렌드와 정책 타이밍, 그리고 환자들의 요구까지 맞아떨어진 매우 전략적인 신약”이라며 “이번 위염 급여 적용은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유발 궤양 예방,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펙수클루는 단순한 신약을 넘어 국산 치료제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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