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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정유 업황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도 저조하다고 밝혔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게 올 하반기 최대과제라고 덧붙였다.
정유업계 정제마진이 고꾸라지면서 올해 전망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그러나 물가안정을 이유로 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주문했다.
허 대표는 16일 서울 중구 모처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주재로 열린 정유업계 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반기 경영 키워드는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자’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정유사의 실적 악화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간담회는 정부가 석유 가격 안정화를 주문한 자리라는 점에서 허 대표 발언에 무게감을 더했다.
최 차관은 GS칼텍스를 비롯해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대표들과 국내 석유 가격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4월 이후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석유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도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석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뜻을 함께 모아달라"고 했다.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되면서 ℓ당 휘발유 가격은 약 41원, 경유는 약 38원, LPG는 약 12원씩 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태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원유 가격에서 운송비와 운영비를 뺀 정제마진은 최근 중국, 인도 등에서의 공급 과잉으로 2분기 내내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수요가 회복되지 않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K증권은 GS칼텍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47.4% 내린 219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 다운스트림 수요 부진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 영향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3분기 이후에도 정제마진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허 사장이 하반기에는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결국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유사들은 정유 외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는 항공유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는 현재 바이오 원료 관련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SAF를 일본에 수출한 바 있으며, 에쓰오일도 국내 최초로 SAF 생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지속가능항공유란 화석연료로 만들지 않고 기존 항공유와 화학적으로 유사하며 항공기의 구조 변경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SAF를 사용하면 화석연료 기반 연료 대비 최대 80~90%까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어 항공업계 탄소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분야다.
최 차관은 "지속가능항공유 사용을 확대하는 것은 한국 석유산업의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라며 "3분기 중 국토교통부와 공동으로 ‘지속가능항공유 확산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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