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하반기 알리글로 美 진출 업고 실적 쾌청 전망

[테크홀릭] 올해 1분기와 지난 해 지난해 4분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GC녹십자가 하반기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매출과 기업 신뢰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녹십자의 혈액제제 매출액은 8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1033억원에 비해 14%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2보 전진을 위한 일시적인 후퇴라는 기대감과 함께 3분기 알리글로의 미국 진출 본격화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CG녹십자는 오는 3분기가 열리는 7월부터 알리글로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으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알리글로는 혈액의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면역결핍질환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하면서 회사의 형편이 확 달라지 됐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04억 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거대 시장이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시장 장악이 확실한 제품이다. 이미 국내에선 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알리글로'가 제25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신약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보통의 경영자라면 회사의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여 R&D 투자를 줄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허은철 사장은 장기적인 전망과 회사의 미래를 위해 R&D 투자를 계속 키워왔고 그 결실을 이제부터 거두고 있는 셈이다.

고가의 배팅 가능한 오리지널 약품

이 제품의 특징은 고가로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후발주자는 저가정책으로 시장에 진출하여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게 된다. 하지만 알리글로는 오리지널이라는 점에서 시장 진입 정책 자체가 다르다. 게다가 국산 혈액제제가 미국 시장에서 허가를 획득한 건 처음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갖고 이 회사를 지켜보고 있다.

고마진 전략을 앞세우면서 보험사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전문약국(SP), 유통사를 아우르는 수직통합채널 계약으로 미국 사보험가입자의 약 75%에 알리글로를 등재시킬 계획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미 GC녹십자는 최근 알리글로 타깃 시장인 자택치료 관련 미국 최대 학회인 ‘NHIA(미국내 자택치료 관계자 참여 학회)’에 국내 기업중 유일하게 참가해 제품 홍보에 나섰고 전문약국 협의체(SPC), 정맥주사 주입 간호협회(INS), 면역단백질협회(IGNS) 등 주요관계자들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도 펼치고 있다.

면역제제 전문가들 이야기로는 미국 내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3조 원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설비 투자와 정교하고도 신뢰성이 높아야 하는 기술력 때문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제약시장이 형성된 미국에서조차 혈액제제 생산자가 제한적이라 종종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한다고 한다.

GC녹십자에게는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미국 시장 입성을 통해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 목표치를 올해 5000만 달러(약 670억원)로 세워두고 있다. 그리고 2028년에는 매출 3억 달러(약 4000억원)로 육성하겠다는 중기 계획도 발표한 상태이다.

오창 공장은 이같은 매출 성장을 위한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오창은 최근 바이오 제약사들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한반도 중부의 새로운 바이오 전진기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곳이다. GC녹십자는 지난 2007년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13만m²(약 4만평) 부지 규모로 오창 공장을 설립했다.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 리터의 혈장 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오창공장의 생산능력은 아시아 최대 규모이며 적십자의 연간 혈장 수급 규모 대비 약 5.5배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cGMP 공장 검증받은 최고 수준의 생산기지

오창공장은 지난해 말 FDA 승인을 받으면서 cGMP 공장으로 인증 받았다.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란 보다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으로 미국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이다. 국내에서는 ＇선진GMP＇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국 FDA 등 선진국 규제기관들은 cGMP 등 GMP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의약품의 수입허가 때 cGMP 또는 이에 준하는 규정(EU-GMP 등)에 따른 제조 및 관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이를 통과하면 유럽 및 아시아 시장 공략은 저절로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기준이 엄격하다. 이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엄격한 실사마저 거치면서 실력과 수준을 인정받았다. 오창 공장이 글로벌 국제 기준을 충족할 수준높은 시설임을 보여준 것이다.

전 세계에서 의약품 산업이 가장 발전한 시장 수요가 큰 곳이 미국이다.

당연히 국내 메이저급 제약사들이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시장 공략의 열매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려면 미국의 까다로운 GMP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고 반드시 cGMP 인증을 받아야 한다.

GC녹십자의 기술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이런 cGMP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의약품 품질수준 허가가 가장 까탈스러운 미국에게 인증을 받으면 유럽, 아시아 남미 등 다른 여러 시장에서 기술력이 인정받는 계기가 된다.

오창공장에서는 앞서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면역글로불린을 비롯한 혈액제제, 유전자 재조합방식의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 회사의 주요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또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 리터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장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의 일반제제류는 신바로, 힌터라제, 바라크루드 등으로 매출 비중이 2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힌터증후군 치료제 '힌터라제'는 중국과 일본에서 허가를 획득했고 혈우병 치료제인 '그린진에프'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품목허가를 획득한 점은 녹십자의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알리글로는 17세 이상의 성인이 대상이기에 회사는 3세에서 17세 사이인 소아까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한편 BNK투자증권에서는 최근 이 회사에 대해 알리글로의 미 FDA 허가 획득, 헌터라제 매출 증가, 원가율 개선된 수두백신 배리셀라 매출증가에 따른 이익개선 등이 하반기에 본격화 되면서 실적개선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에 BNK투자증권은 이 종목에 대해 최근 1년 중 처음으로 목표가 150,000원을 제시했다.

허은철 사장은 이런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를 노릴 작정이다.

지난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 모든 과정을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 진출 성공을 자축하며 지속 성장을 시도할 계획인 것이다.

제약 원로들은 허은철 사장의 이러한 자구 및 투자 노력은 위기 속에서 더 빛이 났다면서 하반기부터 알찬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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