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 포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285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성장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2.3%로 전년 동기 대비 2.8% 하락했다.
삼성SDI가 26.8%의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5.6%, 4.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BMW i4/X/5와 아우디 Q8 e-트론이 유럽에서 견조한 판매량을 나타냈고 북미에서 리비안 R1T/R1S가 호응을 얻으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 공장인 얼티엄셀즈2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GM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향후 판매량 확대가 예상된다.

SK온은 포드 전용라인인 미국 조지아 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연내 전환하고 2분기엔 30GWh 규모의 헝가리 3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은 6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6.8% 역성장했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1.1%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BYD는 춘절로 인한 판매량 감소 이후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21.1%의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중국 외 지역에서 전기차 성장 둔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지역에서의 불확실한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경우 중국 자동차 업체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미국은 대선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의 주력인 북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6월 파나소닉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을 인용해 2030년 북미 전기차 보급률을 당초 50%에서 30%로 낮게 전망하면서 북미 중심의 전략에서 북미와 일본 두 시장을 모두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NE리서치는 "북미 현지 증설 계획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