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원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침체 속에 건설업체들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선 원가를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 때문에 수주 실적이 급감하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약한 해외시장을 상대로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에 주력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국내 업계 중에서는 가장 활발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1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하며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는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

건설 부문 영업이익은 미국 테일러 공장과 평택 P4 마감공사 등 대형 하이테크 공정 호조로 지난해 동기 대비 15%가 증가한 약 337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1분기 건설 부문 매출액은 5조 6000억원, 신규 수주는 2조 4000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도 상대적인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강점은 해외로부터의 높은 신뢰성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신재생 앞세워 승부수

해외 건설 사업통으로 불리는 오세철 사장은 해외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지난 3년간 에너지솔루션, 탈현장건설(OSC), 플랫폼을 3대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사업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다.

사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세계 3대 마천루를 시공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 확대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 왔다. 이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신재생 에너지와 해외 건축 수주 활동은 국내 업계의 리더답게 가장 활발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미 구조 설계, 최적 설비 시스템, 고강도 콘크리트, 양중 등 최첨단 핵심 기술과 시공 기술 노하우가 필요한 초고층 빌딩 분야에서 세계의 마천루인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 타이페이 금융센터에 이어 세계 초고층빌딩 순위 1위인 부르즈 할리파와 2위인 메르데카 118 타워까지 모두 직접 시공함으로써 초고층 분야 세계 톱 클래스 위상을 높여온 바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린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투자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친환경 저탄소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에 회사는 기존 건축·토목 분야를 뛰어넘을 건설업계의 새 먹거리인 신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수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수전해) 방식으로 생산한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래 먹거리 시장이다.

세계 수소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2조5000억 달러(한화 약 3460조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거대 미래 시장이다(맥킨지).

국내외 건설업계는 완성차 시장이 한계를 보이고 있고 철강·석유화학 등 유관 산업계가 친환경 대세로 달려가고 있어 너도나도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신재생 사업은 국내외에서 막강한 기술적 레퍼런스를 자랑한다.

현재 경북 김천시에서 오프그리드(Off-grid) 태양광발전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청정에너지원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시설을 짓고 있다. 국내 처음 시도라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크다. 이 프로젝트는 100%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하루 0.6톤의 그린수소를 생산·저장·운송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연말까지 12월까지 수전해 설비 등 구축을 완료해 오는 내년 1월부터는 실제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된 수소는 수소차 충전소를 비롯해 인근 지역 연료전지 발전에 친환경 연료로 활용된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발전, 에너지 저장과 그린수소 생산시설 및 이를 연계하는 시스템 전체에 대한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비롯해 주요 기자재 구매, 시공 등 EPC를 총괄한다. 특히 운영(O&M)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국내외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에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또 한국남부발전과 계약을 맺고 강원도 삼척시에 수소화합물을 저장·하역·송출할 수 있는 인프라 공사를 추진 중이다. 수소화합물 혼소 발전 인프라 구축은 국내 처음이다.

지난 4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8일 한국남부발전과 강원도 삼척시에 수소화합물 저장과 하역 송출할 수 있는 약 1400억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사업 확장과 기반 조성에 전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남부발전이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삼척종합발전단지 부지에 혼소 발전을 위한 3만톤급 규모 수소화합물을 압축해 저장하는 저장 탱크 1기와 하역, 송출 설비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사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EPC(설계 구매 시공)를 일괄 수행해, 오는 27년 7월 완공한다.

해외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국내 신사업 수주 성공으로

이 계약의 배경은 삼성물산이 카타르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에너지저장시설을 수행하면서 축적한 역량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설계업체인 영국의 웨쏘(Whessoe)와 협력해 세계 최대 저장탱크 설계기술에 대한 국제인증을 확보하는 등 첨단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한국남부발전은 연간 110만톤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과 대기질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회사는 태양광 등과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주요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달 루마니아 현지에서 루마니아 원자력공사를 비롯해 이인프라, 노바파워앤가스, 미국 뉴스케일, 미국 플루어 등 5개사와 루마니아에 462MW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현재 루마니아는 세계적인 SMR 리딩기업 뉴스케일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도이세슈티 지역에 위치한 화력발전소를 SMR로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9년부터 상업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공은 이미 확정적이다. 미국 정부가 삼성물산·뉴스케일파워 등이 참여하는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사업에 5조원 넘는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뉴스케일파워의 글로벌 SMR 시장 선점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이 회사는 오만 그린 암모니아 개발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미 지난 연말에 오만에서 추진하는 연간 100만t 규모 그린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인 '살랄라(Salalah) H2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 사업권을 확보한 것.

이 프로젝트는 오만 남부 항구도시인 살랄라 자유무역지대내 연간 100만t 규모 그린암모니아 생산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대규모 신재생발전단지를 짓고 OQ가 보유한 암모니아 플랜트를 활용해 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한다.

이 다국적 컨소시엄은 일본 마루베니와 오만 국영 에너지회사(OQ), UAE Dutco 등으로 구성된 삼성물산 컨소시엄으로, 오만 하이드롬(Hydrom)과 사업개발 및 토지사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오만 정부로부터 경쟁입찰 없이 독점사업권을 부여받아 높은 사업성과 빠른 사업추진을 기대할 수 있다.

태양광 부문에서는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EPC 사업 신규 수주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 개발 영역을 확대하는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외 건설 시장의 대외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체질 개선과 사업 품목 다각화로 수익 기반을 확고히 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주 실적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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