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다음 달 제출할 예정인 2024년 세법개정안을 보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4%보다 3%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재계가 주문했다.
연구개발(R&D), 시설투자 공제 제도는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속세 최고세율도 개정안 기준 40%에서 30%로 내려야 한다고 했다.
올해 세법 개정안이 시장 역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위축된 체감 경기, 인구위기, 성장 둔화 등 구조적 과제를 풀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4년 세법개정안 분석 및 평가' 보고서를 내고 올해 세법개정안 보완점을 제시했다.
기업 법인세율 인하, 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이 제외된 점이 아쉽다고 했다.

한경연은 사실상 직접 현금보조금 지급 효과를 내는 세액공제 정책인 '직접 환급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처럼 생산량 또는 투자액에 비례해 현금환급형 세액공제를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임동원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근본적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3%포인트 낮추고 R&D·시설투자 세액공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며 "직접 환급제도를 도입해 기업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등 실효성 높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주주환원 유도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배당·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대기업 유보금에 부과하는 추가 법인세 세목에 '배당'을 추가하자고 했다.
임 연구위원은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소득 환류 대상에 배당을 포함하면 상승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는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이 투자, 임금증액, 기업 상생협력에 쓰지 않고 유보한 소득에 법인세 20%를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가업 상속공제 대상 확대, 공제 한도 상향 등에 대기업도 포함해달라고 주문했다.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 상속세 최고세율 10%포인트 인하 등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상속세율이 국제 기준보다 높다고 했다.
보고서는 "상속세 최고세율이 50%에서 40%로 10%포인트 낮아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상속세 최고세율 약 26%보다 높다"며 "유산세 과세 방식 변화도 없었다"고 했다.

유산세형은 상속인 5명이 공동 상속받고 사망자 유산총액이 100억원인 경우 100억원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초과누진세율을 적용하낟. 유산취득세형은 먼저 각자의 상속분을 분할·계산하고 각각의 상속재산에 초과누진세율 적용한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산취득세 제도 개편과 관련해 "연말까지 방안을 마련해 내년에 추진할 것"이라고 지난 27일 국회에서 밝혔다.

임 연구위원은 "상속세율을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30%까지 인하하고 과세구간을 더 줄여야 한다"며 "납세자 부담 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한다는 '응능부담원칙'에 부합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법인 기부금, 공익법인 세제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경연은 2000년대 이후 기부금 관련 세제 지원이 축소되고 공익법인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 기부를 활성화하려면 추가 기부금 공제 확대, 공익법인 관련 세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탈에 따르면 법인 기부금은 2018년 5조1000억원에서 2022년 4조4000억원으로 13.7% 줄었다.

한경연은 기부금에 대한 법인세 손금 산입 한도를 2005년 수준으로 복구해야 한다고 했다.
특례기부금 기준을 현행 50%에서 100%로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례기부금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방헌금, 이재민 구호금품 등 가액을 의미한다.
아울러 공익법인 수익인 '배당'을 늘리기 위해 주식출연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부 여력과 재원이 큰 기업집단 공익법인에 대한 주식출연 한도를 발행주식총수의 5%에서 20%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