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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39억 해외 스트리밍 대박’ 스티브 잡스도 견제한 스포티파이

편집자주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와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는 각각 세계 2위(2022년)와 4위(2020년)다.
그러나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2001년부터 10년간 연평균 6.1%에서 2011년부터 2020년 사이 0.5%로 크게 낮아졌다.
혁신 활동에 적극적인 기업인 ‘혁신기업’의 생산성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변화가 없다면 기업은 시장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산업계가 혁신 DNA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외 유명 기업들이 앞서 일군 혁신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침체된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마중물은 혁신기업이 될 것이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한 스타트업에 미국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당신이 왜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천하의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견제했던 기업, 주인공은 바로 스포티파이다.
2006년 스웨덴에서 시작한 작은 스타트업은 2008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전 세계 180개 이상 국가에서 6억7500만명 이상이 듣는 세계 최대 오디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구독자는 2억6300만명에 이른다.
1억곡 이상의 트랙과 600만개 이상에 달하는 팟캐스트 카탈로그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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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는 스포티파이가 미국에 진출하려 하자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잡스는 개별 구매 방식으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아이튠즈 사업에 스포티파이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스포티파이는 음반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어 소비자가 광고를 보거나 정액권을 구매하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기반 서비스를 개발했다.
애플은 2011년 스포티파이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에도 앱 스토어에서 업데이트 허가를 잘 내어주지 않는다거나 다른 음반사들이 스포티파이와 저작권 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았다.


‘음원업계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의 탄생 배경은 전 세계 음반 산업에 드리운 불황이 영향을 미쳤다.
2000년대 초반 음반 시장은 불법 복제, 저작권 침해로 얼룩져 있었다.
음원 시장 수입은 1999년 250억 달러(36조2000억원)에서 2014년 140억 달러(20조3000억원)로 크게 줄었고, 스트리밍의 경우 듣는 사람이 거의 없어 수입이 3억 달러(43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창업자이자 스포티파이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에크는 이러한 상황을 복합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광고, 정액제를 통한 무료 스트리밍을 제공해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한편, 음악 저작권자에게도 수익이 배분되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스포티파이가 단시간에 성공한 이유는 사용자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나보다 날 더 잘 아는’이란 수식어처럼 스포티파이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부터 개인화 서비스가 제공한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및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서비스는 정교하다.
음원 추천은 물론 애플리케이션 기능도 듣는 사람에게 맞춰진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단순히 듣는 노래 몇 곡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 오랜 기간 동안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이뤄진다.


이러한 기술력은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가 바탕이 됐다.
‘오디오 음원업계의 연구개발(R&D) 센터’라는 말처럼 스포티파이의 연간 R&D 지출은 우리 돈으로 1조원을 웃돈다.
2020년 8억3700만유로(1조1600억원), 2021년 9억1200만유로(1조2600억원), 2022년 13억8700만유로(1조8700억원)로 집계됐다.
주요 연구 분야는 오디오 지능(Audio Intelligence),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 언어 기술, 사용자 모델링 등 음악 산업과 연계되는 다양한 기술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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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R&D 투자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때도 있었다.
스포티파이의 확장성과 반비례 해 수익은 한동안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구독자 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면서 우려를 씻어냈다.
지난해 총 매출은 42억 유로(6조6400억원)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억7700만 유로(7500억원)를 기록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는 6억75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고, 프리미엄 구독자도 같은 기간 11% 증가한 2억6300만명으로 집계됐다.


스포티파이의 성장은 단순히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혁신 키워드는 상생이다.
스포티파이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음악 저작권자들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국제음반산업협회 기준 2019년 음반 산업의 총수익은 200억 달러(28조9000억원)로 이중 절반 이상인 114억 달러(16조5000억원)가 스트리밍을 통해 창출됐다.


스포티파이는 다양한 나라의 음악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
그중 가장 혜택을 받은 나라 중 하나는 한국이다.
스포티파이 덕분에 K팝은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팬층을 확보한 BTS(방탄소년단)는 스포티파이 채널을 통해 음악을 더 빠르게 전파했다.
지난해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 최다 스트리밍을 기록한 K팝 아티스트는 방탄소년단으로 39억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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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에 대한 접근도 쉬워졌다.
스포티파이를 통해 K팝을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추천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만약 뉴진스, 르세라핌,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 등 K팝 가수들의 노래를 들었다면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추천받았을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추천 기술 기반 알고리즘 플레이리스트와 스포티파이 음악 전문팀에서 준비한 에디토리얼 플레이리스트를 합친 ‘알고토리얼’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음원과 함께 다양한 팟캐스트도 스포티파이의 경쟁력이다.
경영, 기술, 음악, 스포츠, 코미디, 교육, 예술, 정치,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카테고리를 통해 매일 새로운 팟캐스트 콘텐츠를 지속해서 추천받을 수 있다.
구독 해지가 어려운 이유다.


스포티파이를 미국 기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포티파이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2017년)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시가총액은 1076억 달러(156조2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면서 주가도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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