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이 전반적인 경영 방식을 혁신해 글로벌 상위 1~2%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사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에서 취재진과 차담회를 갖고 "우리도 이 세상의 속도에 조금만 뒤처지면 우리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위기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취임 후 100일 동안 AI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홍 사장은 이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5' 참석차 미국에 방문했다.
그는 'LG유플러스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느냐'는 질문에 "전반적인 경영 방식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어 "G7 국가 기준으로 보면 대한민국 기업들이 예전에는 나머지 98%와 경쟁했다면 이제는 마지막 1~2%와 경쟁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조직 경영 모델은 지난 30년의 모델과 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똑똑한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끌고 가기에는 조직원들이 이미 아는 게 많아서 끌고 가기 어렵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쳤을 때 집단 지성이 생기고 상위 1~2% 경쟁 내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고 역설했다.
또한 "LG유플러스가 국내 기업이지만 눈높이는 글로벌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한민국 고객들이 이미 눈높이가 많이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도 '인공지능(AI) 회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GTC에 참석자들이 2000달러 이상씩을 내고 들어갔는데 얼마나 제품이 좋으면 2만명가량이 그 돈을 내고 광고를 들으러 가겠나"라며 "LG의 CEO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에도 저런 회사가 꼭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LG유플러스 역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에서 AI 분야에서 선두에 서 있는 업체가 대한민국에 몇 곳 없다"며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함께 극복할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GPU(그래픽처리장치) 분야에서의 서비스가 미래에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사업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GPU 클라우드 분야 안에 단계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단계 안에서 우리가 어느 곳에 들어가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CEO부터 앞장서서 '30대 스타트업 CEO'들이 함께 일하고 잘해보고 싶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AI(인공지능) 시대에는 스타트업들이 우리랑 같이 협업할 수도 있겠다"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미래 전망을 파악하고 지금부터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AI 통화 앱 '익시오'에 대해서도 기능을 고도화시킬 의지가 있음을 강조했다.
홍 사장은 "통신 영역에서 확고한 AI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GTC 기간에는 정보기술(IT) 업체인 구글 관계자를 만났다고 전했다.

계열사인 LG AI 연구원이 개발 중인 오픈소스 '엑사원'에 대해선 "그들의 엔진을 우리가 쓰는 것은 우리한테도 유리하고 엑사원에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 내에서 꽤 의미 있는 엑사원과 협업할 수 있는 회사"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개발은 꼭 필요하지만, 막대한 투자를 통해 시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홍 사장은 "데이터 센터에 'GPU를 넣어줘야 훈련을 시킬 것이고 출원을 할 텐데 누군가 선뜻 빌려주고 엄청난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이라며 "그런데도 사업자들은 어떻게든 돌파해보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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