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폐지를 예고한 상황에서,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남부 3개 주정부를 찾아 한국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를 요청했다.
윤진식 무협 회장은 19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네시주, 아칸소주를 방문해 주정부를 대상으로 아웃리치 활동을 벌였다.
이번 일정에는 해당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동행해 현지 경영상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주정부의 대응 방안을 청취하는 등 쌍방향 소통이 이뤄졌다.
무협은 기존 연방정부 중심의 아웃리치 활동을 넘어, 기업이 실제로 진출한 개별 주정부와의 접점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정치적 기반이 강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유력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 기업의 투자 성과와 지역 기여도를 강조하며,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윤 회장은 19일 텍사스주에서 그레그 애벗(Greg Abbott) 주지사를 만나 반도체지원법(CHIPS법) 보조금 축소에 대한 한국 기업의 우려를 전달하며 "기업 활동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불확실성"이라며 "정책이 바뀌더라도 이전 행정부가 약속한 내용은 지속적으로 이행돼야만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향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으며, 텍사스판 CHIPS법을 통해 주 차원에서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0일과 21일에는 스튜어트 맥호터(Stuart McWhorter) 테네시주 경제공동체개발부 장관, 휴 맥도날드(Hugh McDonald) 아칸소주 상무장관과 연쇄 면담을 가졌다.
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연방정부의 관세 조치와 보조금 축소 기조는 해당 주의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투자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주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연방정부에 현장의 의견을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호터 장관은 "테네시주에서 한국 기업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기업 우려 사항을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정에는 OCI(텍사스주), LG전자·LG화학·한국타이어(테네시주) 등 현지 진출 기업들도 동행해 각 사의 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산업용수·전력 인프라 확충 및 인허가 신속 처리 등 지원 요청을 전달했다.
윤 회장은 "이제는 연방정부뿐 아니라 주정부를 상대로도 아웃리치 활동이 필수"라며 "주정부가 관세·보조금 문제를 고용과 직결된 지역 문제로 인식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무협은 오는 5월 대미 경제협력사절단을 워싱턴 D.C.에 파견해 연방정부 대상 아웃리치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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