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관세 부과 이후 한미간 경제 협력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원자력 등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크 메네즈(Mark W. Menezes) 미국 에너지협회 회장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가 개최한 한미산업협력콘퍼런스에서 "2024년 한국은 미국산 LNG 약 570만t을 수입해 미국의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정책 수단으로 한국은 LNG, 액화석유가스(LPG), 원유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네즈 회장은 또한 2022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후 소형모듈원자로(SMR), 풍력터빈,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가속화됐다"며 "에너지 인프라를 넘어 양국은 수소 및 암모니아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초 체결된 한미 원자력협정 양해각서(MOU)에 따라 양국의 민간 원자력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미국과 연구 기반과 한국의 건설 기술이 결합한다면 원자력이 양국의 에너지 전략에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메네즈 회장은 "한국은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서 필수적인 광물 분야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이 광물 생산 및 정제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의 의장국으로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과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패널토론자로 나선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에 대해서는 "수송 기간이 중동산에 비해 2~3배에 달하고 국내 정유 플랜트도 중동산 중질유에 맞춰져 있어 미국산 경질유 수입 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대신 그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 감축을 위해 천연가스 소비량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NG는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재화로 가격 조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승훈 교수도 한국과 미국의 원자력 협력 강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유 교수는 "미국은 대형 원전 및 SMR 모두에 대해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시공 능력은 제한적"이라며 "유럽, 중동, 아시아 등에서 대형 원전 건설의 동반 진출을 통해 윈윈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유 교수는 이어 "미국은 태양광, 풍력 자원이 풍부해 그린 수소 생산 여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블루 수소 생산에 필요한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하고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가스전 및 유전이 풍부하다"며 청정수소 및 암모니아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 가능성을 제시했다.
장지호 두산에너빌리티 팀장은 "트럼프 2기에서 대형원전, SMR 등 차세대 원자력의 글로벌 패권 확보를 위한 지원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며 "한미간 원자력 분야 협력 강화를 통해 해외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영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포스코 그룹은 1972년부터 LNG 발전 상업 운전, 2005년부터 LNG 터미널 운영, 2012년부터 LNG 발전 건설, 고망간강, 유정관 등 에너지용 철강 생산 등 LNG 관련 역량과 경험을 확보했다"며 미국과 LNG 협력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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