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DNA 메틸화 변화가 갑상선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
악성 갑상선암 진단법이나 예후 마커 등을 개발하는데 있어,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16일 유전자교정연구센터의 김용성 박사 연구팀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연구팀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갑상선암이 발생하는데 있어, DNA 메틸화 변화가 밀접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냈다.
기존 갑상선암과 DNA 메틸화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 결과는 보고된 바 없다.

DNA의 메틸화는 생물체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법 중 하나다.
인체의 각종 정상세포에는 종양억제유전자와 종양유전자가 있는데,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DNA의 유전정보를 RNA로 옮기는 과정) DNA에는 메틸기가 없어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 된다.

반면 종양유전자는 메틸기가 부착돼,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지 않아 암세포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로 존재한다.
만약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가 메틸화 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반면, 종양유전자의 메틸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암세포가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특정 세포와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이 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DNA영역인 인헨서(enhancer)의 DNA 메틸화도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특히 MMP7, MICAL2, DIAPH1 유전자 상의 DNA 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예후가 나쁜 유형일수록 DNA 메틸화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용성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갑상선암의 발생 및 진행에 DNA 메틸화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새로 발굴된 MMP7, MICAL2, DIAPH1 유전자 상의 DNA 과메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찬권 교수는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검사법을 임상 현장에 도입한다면 갑상선 결절의 진단 정확성을 높여 불필요한 재검사나 수술을 줄일 수 있으며, 갑상선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에게는 예후 판정 및 추후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