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내 일에 보람을 느낀다.
낡고 꾀죄죄하던 부엌이 새로 깔끔하게 시공된 걸 볼 때 정말 이 일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22년간 근속하며 한샘에서 키친디자이너(KD, kitchen&Bath Designer)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 이원겸(여.45)씨는 엄마 친구따라 한샘 대리점에 상담을 갔다가 KD라는 직업을 처음 접한 후 졸업과 동시에 한샘에 입사했다.
본사 KD 교육 과정과 대리점 교육, 현장 실습을 거쳐 키친&바스(KB) 전문가로 성장했다.
현재 강남아트 KB대리점에서 근무 중인 이씨는 "부엌설계와 디자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부엌이 멋지게 완성되는 것을 보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첫 근무를 시작한 22년전에는 인테리어 현장에 여성 인력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시공현장 관리와 현업과의 소통에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씨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KD 경력이 짧고 여성이기 때문에 현장을 잘 모른다는 편견의 시각도 있었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여 전문성을 갖게 됐고, 시공감리도 원활해졌다.
부엌 설계와 시공감리 등 KD 업무 전반에 걸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7년 차에 결혼과 출산으로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러나 가족들의 지원으로 그녀는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씨는 "지금은 중학생이 된 아이가 내가 하고있는 일을 더 좋아한다.
엄마에 대해 '전문가'라고 생각을 하면서 지난 22년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준다"면서 밝게 웃었다.
키친디자이너(KD)·리하우스디자이너(RD) 등 입문교육 프로그램 배출여성 취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경력단절 여성은 아직도 재취업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9년 국내 여성 경력 단절 이유 1위가 '육아(38.2%)', 2위가 '결혼(30.7%)'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아이 돌봄, 여성일자리센터 등을 운영하며 지원하고 있지만, 기혼 남녀의 고용율 차이는 27.6%나 된다.
미혼인 경우 차이가 1.6%에 불과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회초년생부터 경력단절 여성, 출산과 육아 등 힘든 시기를 거친 당당한 워킹맘까지, 생애주기별로 경쟁력 있는 전문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성들이 바로 한샘의 공간전문가들이다.
부천 한샘 디자인파크 퍼티대리점에서 리하우스디자이너(RD, Rehaus Designer)로 활약 중인 퍼티 대리점의 임은주(여.49)씨는 상업미술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두 아이의 엄마로만 10년을 지냈다.
아이를 키워놓고 미술분야에 재취업을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사회활동에 대한 열정이 강해 구청에 개설된 교육과정을 거쳐 '청소년 심리 상담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 소개로 RD 직무를 소개받는다.
홈 인테리어는 본인의 전공과 관련이 있고 평소 셀프 홈 인테리어를 즐기는 등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48세(2019년)의 나이와 무관하게 한샘 RD로 재취업한 뒤 일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임씨는 "아이들도 엄마를 보고 전문가로서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여기는 것 같아 내 직업의 긍정적 효과를 느낀다"면서 "일반 사무직 직장에 비해 급여도 높아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여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는 직업인만큼 60세가 넘어도 계속 인테리어 전문가로 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별 나이 전공 무관 정년 없이 근무 가능해지난 1월 한샘 본사 RD 입문 교육과정을 거쳐 2월부터 한샘 집그림 대리점에 배치돼 근무 중인 사회초년생 강숙영(여.24)씨는 대학에서 실내 디자인을 전공했고, 마지막 학기를 마치자마자 한샘 RD로 지원했다.
강씨는 "사설 인테리어 사무실의 경우 팀 단위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한 사람의 영향력이 미미한 반면, 한샘 RD는 인테리어 제안부터 시공감리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 진행하기 때문에 홈 리모델링 전반에 걸쳐 확실히 배울 수 있다"면서 "공간전문가로 성장해 자신의 인테리어 대리점을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샘의 공간전문가 KD와 RD는 본사 입문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다.
지방에서 올라온 지원자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입문교육을 마치면 한샘 대리점에 배치돼 현장에서의 실습과 경험을 쌓으며 공간전문가로 훈련받게 된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 KD와 RD는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본사의 교육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인테리어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다"면서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전문성만 키운다면 누구든 노력한 만큼 보상 받으며 정년 없이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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