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전장부품 사업부(차량 모터센서 부문)의 설비가동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며,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70~80%의 설비가동률을 유지했던 효율성이 무너지며,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부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전장사업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분위기다. 25일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전장부품 사업부의 설비가동률은 42.1%다. 2011년 최대 82.8%대를 기록했다가 2016년 52.7%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50% 이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지난해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실적에 비해 생산 능력을 무리하게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9년만 해도 전장부품 사업부의 생산능력이 2064만2000개였으나, 지난해 3380만4000개로 63%나 증가했다. 향후 친환경차 증가 등 미래차 시대를 맞아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셈이다. LG이노텍은 현재 경기 평택, 중국 연태, 멕시코, 폴란드 공장에서 차량용 모터와 센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LG이노텍의 생산 실적은 지난해 1422만5000개로, 2019년(1408만5000개)에 비해 약 1%(14만개) 느는 데 그쳤다. 2019년 취임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조급한 선택이 불러온 결과였다. 경영 방향을 건전성보다는 성과와 변화에만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부품은 고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부품도 많기 때문에 다른 사업에 비해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다"며 "매년 적자에서 드러나듯 저가 경쟁력으로 연명하던 LG이노텍이 너무 성급하게 규모만 키워 화를 불렀다"고 전했다.
광학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LG이노텍은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2000년대부터 전장부품 시장에 진출했다.
자동차 급제동 시 타이어 잠김 현상을 방지해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부품인 ABS 모터와 기존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을 전기식으로 대체한 EPS 모터를 양산한다.
조향토크와 조향각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복합센서, 차량용 토크앵글센서 등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전장을 미래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적자로 돌아서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38억원, 2018년 153억원, 2019년 520억원으로 그 폭도 매년 커졌다.
지난해 비용 감소 등으로 적자 폭이 일부 축소됐으나, 여전히 400억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봤다.
이로 인해 구 회장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룹의 전장사업도 위태로워지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LG그룹은 오는 7월 출범하는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과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알루토’, 차량용 헤드램프를 주력으로 하는 ‘ZKW’ 등 3개 축으로 전장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LG이노텍이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전체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LG이노텍으로서는 시장의 신뢰 회복을 통해 적자를 줄이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 진위면에 위치한 LG이노텍 공장. [사진=장은영 기자]
장은영 기자 eun02@aju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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