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이라는 영화 때문일 겁니다.
왠지 곡성 하면 귀곡 산장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만나본 전라남도 곡성군은 다시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시작은 자전거길이었습니다.
5년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 코스는 어디인가요”라는 저의 질문에 자전거 타고 방방곡곡 안 다녀 본 곳이 없다는 그분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섬진강을 꼽아주었습니다.
특히 벚꽃 필 때 그곳은 잊을 수가 없다고. 그래서 저도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리라 벼르고 있다가 드디어 올 4월에 날짜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무심히 내리는 비. 올해도 또 접어야 하나 실망하던 중에 섬진강 변에 있는 곡성에서 5월에 장미축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보따리를 꾸렸습니다.
섬진강 코스는 전북 강진에서 시작합니다.
방향은 무조건 강진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상류에서 하류 방향이 완만한 내리막이라 초보자도 쉽게 탈 수 있을 정도로 라이딩이 편안합니다.
특히 초입 부분이 아름다운데요, 한강이나 낙동강 자전거길이 강변의 느낌이라면 섬진강은 산속의 느낌이 강하더군요. 강 속에는 마치 신선들이 가지고 놀다가 던져놓은 듯한 돌바위들도 멋스럽습니다.
벤치가 하나 놓여 있는 섬진강 시비(詩碑)를 지나 한참을 가다 보면 빨간 다리가 나오는데요. 바로 순창군 장군목 현수교입니다.
그 이후로는 라이딩이 지치더라도 조금만 참으세요. 라이딩의 오아시스 같은 향가터널을 지나자마자 향가찻집이 나오니까요. 쉬어갈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쉼터 없이 달려 곡성에 도착합니다.
곡성은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제가 들은 얘기는 장미축제와 참게탕을 먹으라는 얘기뿐이었는데요. 그곳엔 기차마을이라는 거대한 테마파크가 있어서 관광객이 상당히 많이 오는 곳이라는군요. 아침 식사가 가능한 식당도 꽤 많았습니다.
며칠마다 열리는 전통시장을 비롯한 가게들도 현대적으로 단장한 모습이었고요. 대형정원 같은 빵집, 카페도 놀라웠습니다.
요람처럼 흔들리는 의자와 테이블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곡성의 특산물 멜론과 토란을 이용한 다양한 디저트도 있더라고요. 지인이 추천했던 참게 수제비도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세계장미축제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 중이었는데요. 시원한 저녁 바람과 함께 즐기는 조명 아래 장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했습니다.
왠지 또 다녀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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