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결승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기쁨에서 순식간에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안세영이 한국 배드민턴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던 날 예상치 못한 폭탄 발언이 나왔다.
안세영은 경기 후 취재진과 선수가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공간인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달라졌다.
안세영의 부상은 올림픽을 준비할 때부터 모든 취재진의 관심사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이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부상이 부위가 좋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경기할 때 여전히 무릎에 테이핑을 칭칭 감고 나섰다.
올림픽 전까지는 부상 얘기가 나오면 말을 아꼈다.
안세영의 대답은 늘 같았다.
“언젠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전했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작심한 듯 말을 쏟아냈다.
안세영은 “대표팀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말했지만 이는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의미한 것이었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에서 시작된 불신을 기반으로 협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촉구했다.
대표팀이라는 단어 선택으로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총감독이 때아닌 오해를 사기도 했다.
김 감독은 “(안)세영이와 저는 문제가 없다.
(안세영의 발언 이후) 기사가 나오고 대화도 했다.
세영이와 제가 문제가 있다면 경기 중에 사이드에 앉아서 지시를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파리에는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과 협회 전무이사, 사무처장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메달 기쁨보다는 사태 수습이 먼저가 됐다.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에 파리 현지에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대회가 끝나고 선수와 협회의 갈등이 부각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AG)에서 여자 배구가 금메달을 차지한 후 대한배구협회가 선수들과 김치찌개 회식으로 홀대 논란에 휩싸였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팀 닥터와 통역이 없어 방송사 기자와 김연경이 통역을 대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협회 측은 올림픽 현장을 출입할 수 있는 AD 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단 한 명도 리우에 동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혔다.
그때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은 앞장서서 목소리를 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에 사령탑 후보군 선정에 함께했던 박주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의 내부 폭로를 하기도 했다.
박 위원은 선수는 아니지만 내부 폭로를 했다는 점에서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시선이 강하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팬들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28년 만의 금메달 소식은 순식간에 눈 녹듯이 사라졌다.
안세영은 폭탄 발언 이후 또 한 번 자신의 SNS를 통해 목소리를 냈다.
공식기자회견에서 이 소식을 들은 외신 기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배드민턴 여제의 폭탄 발언의 파장은 한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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