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선우가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경기를 마친 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다시 출발선에 선다.
모두가 웃을 수만은 없었다.
기대 이상의 성적 뒤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귀국길에 오른 선수들도 있었다.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에서 메달권 후보로 주목받은 황선우(수영), 우상혁(육상), 전웅태(근대5종)는 빈손으로 돌아갔다.
끝이 아닌 시작으로 2028년 LA 올림픽을 바라본다.
◆황금세대의 아쉬운 마무리
한국 수영은 황금세대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박태환 홀로 기대했던 시절과는 확실히 달랐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앞장서서 에이스 역할을 해냈고 내심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인 계영 800m 메달권도 노렸다.
출발은 좋았다.
김우민이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수확하며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한국 수영에 메달을 안겼다.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황금세대의 중심이었던 황선우가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황선우는 주 종목인 자유형 200m 준결승 전체 9위에 그쳐 탈락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자유형 100m도 예선 16위, 턱걸이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마저도 계영 800m에 집중하기 위해 포기했다.
계영 800m는 사상 첫 결승행에 올랐지만 꿈에 그리던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황선우는 계영 800m에서도 아쉬웠다.
황선우의 부진은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는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다.
이런 결과가 나와서 이해할 수 없다”면서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AG)에서 늘 메달을 따와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고 돌아봤다.
좌절보다는 미래를 꿈꾼다.
그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느꼈다.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올림픽 무대에서 내 기량을 발휘하려면 더 많은 훈련, 정신적인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2003년생으로 올해 21세다.
4년 뒤 LA 올림픽에서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 우상혁이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1을 넘지 못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눈물로 젖은 3번째 도전
필드 위에선 늘 환하게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선사했던 우상혁은 눈물로 대회를 마쳤다.
우상혁은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에 그치며 7위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우상혁의 꿈이었다.
깜짝 4위에 오르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은 도쿄 대회 이후 오로지 파리 올림픽만 바라보며 준비했다.
무명에서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한 그는 예선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결선에서 2m31의 벽을 넘지 못하며 무너졌다.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해미시 커(뉴질랜드)가 금메달을 차지한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우상혁은 스승인 김도균 용인시청 감독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우상혁은 “(김도균) 감독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난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저는 그냥 뛰기만 하면 되지만 감독님은 가정도 있으시기 때문에 더 힘드셨을 것이다.
기쁘게 못 해 드린 게 아쉽다.
LA 올림픽에서 기쁘게 해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2016년 리우 대회부터 시작된 우상혁의 도전은 2020 도쿄, 2024 파리를 거쳐 2026년 LA에서 완성을 꿈꾼다.
 | 전웅태가 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남자 결선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기대가 컸기에
3년 전 도쿄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전웅태는 이번 대회에도 큰 기대를 받았다.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이 합쳐진 근대5종에서 한국의 희망이었다.
도쿄 대회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차지한 후 줄곧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항저우 AG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달성하며 물오른 기량을 자랑했다.
결선에서 잘하고자 하는 욕심에 강점이었던 레이저 런에서 사격 실수를 반복했다.
5가지 종목을 빈틈없이 잘해야 하는 근대5종이지만 사격에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전웅태는 “많은 국민이 응원해 주시는 것을 다 듣고 기대에 부응하고자 했는데, 그러면서 제가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전웅태와 절친한 사이인 우상혁은 같은 날 탈락 소식을 듣자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메달을 딸 줄 알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린 우상혁은 LA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뜨거운 우정을 다짐한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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