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뉴시스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금메달리스트 모습. 사진 중앙은 2024 파리 올림픽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양궁 김우진·임시현. 사진 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 양궁 여자 단체 임시현·전훈영·남수현, 양궁 남자 단체 김우진·김제덕·이우석,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 오상욱, 사격 여자 권총 25m 양지인, 양궁 여자 개인 임시현, 태권도 여자 57kg급 김유진, 태권도 남자 58kg급 박태준,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오상욱·구본길·박상원·도경동,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 양궁 남자 개인 김우진,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반효진. |
‘K-앙팡테리블’이다.
짜릿한 반전드라마였다.
한국은 ‘2024 파리올림픽’서 찬란한 성적표를 작성했다.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했다.
종합 8위의 쾌거를 이뤘다.
앞서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돌풍의 중심엔 2000년대생 젊은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44명의 메달리스트 중 절반이 넘는 24명이 2000년 이후 출생자다.
금메달리스트 가운데선 양궁 김우진(청주시청)과 펜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을 제외한 모두가 10~2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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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이 4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바늘구멍 통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임시현은 “이번 올림픽 이전에 누가 (나에게) 항저우에서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회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울 것 같냐고 했다.
그런데 (그 어려운) 바늘구멍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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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공정하게
걸어온 길 자체가 다르다.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공정’이다.
더 이상 이름값에 기대지 않는다.
투명한 선발 시스템을 통해 실력이 뛰어난 순서대로 태극마크를 단다.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양궁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메달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해 9월부터 1~3차 선발전을 거쳤다.
추가로 두 번의 최종 평가전까지 거친 뒤에야 대표팀이 구성됐다.
사격, 펜싱 등도 마찬가지. 누군가의 입김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목표치가 확실하다.
오롯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마주한 국가대표다.
‘떨려서’ 못하는 건 그들 사전에 없다.
최고의 무대에서 좀처럼 주눅 드는 법이 없다.
당당하고 화끈하게, 그러면서도 축제를 온전히 즐기는 모습이다.
사격 반효진(대구체고)은 총을 잡은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여자 공기권총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한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반효진은 흔들릴 때마다 “나도 부족하지만 남도 별거 아니다”며 중심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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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1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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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화끈하게
엘리트 선수로서의 자긍심도 크다.
스스로 움직이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따랐던 과거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국제대회 일정에 따라 직접 훈련 스케줄을 짜는 것은 물론, 컨디션 관리도 제 몫이다.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을 활용한 훈련은 기본이다.
과학적 분석에 따른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서 8초 만에 5점을 딴 도경동(대구광역시청)은 “질 자신이 없었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최선을 다한 만큼 후회는 없다.
때로는 금빛 결과가 아니라도 좋다.
자기 자신이 납득할 만한 경기를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탁구 신유빈(대한항공)은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서 하야타 히나(일본)에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먼저 다가가 축하했다.
“간절하게 노력한 걸 인정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여자 역도 은메달리스트 박혜정(고양시청)은 금메달을 딴 리원원(중국)을 향해 “존경한다”면서 “그래도 LA올림픽에선 붙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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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진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깨물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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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높은 곳으로
끝이 아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서 값진 경험을 얻은 만큼 다음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번 대회서 활약한 젊은 피들이 꾸준한 성장을 이룬다면 2028 LA올림픽에선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
한국 엘리트의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단,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이들이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탄탄한 지원과 더불어 달콤한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에 시선이 쏠린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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