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 役 맡아 노윤서·김민주와 호흡
"첫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라는 찰나의 감정이 잘 담겨"
 | | 배우 홍경이 영화 '청설' 개봉을 기념해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mmm |
[더팩트｜박지윤 기자] 20대의 끝자락에 다다른 홍경은 배우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첫사랑이라는 찰나의 순간을 연기하면서 순수함과 아름답고도 아픈 감정을 느낀 그는 그렇게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각별하고 소중한 '청설'을 새겨 넣었다. 홍경은 지난 6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에서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개봉을 앞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그는 "영화를 보면서 너무 좋았고 떨렸고 설렜어요. 유난히 좀 각별하고 소중한 작품"이라고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청설'은 사랑을 향해 직진하는 용준(홍경 분)과 진심을 알아가는 여름(노윤서 분) 그리고 두 사람을 응원하는 동생 가을(김민주 분)의 청량하고 설레는 순간들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물론 홍경은 처음부터 리메이크 작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다른 국가지만 한번 만들어졌던 이야기를 다시 한다는 것에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지만 이러한 생각이 바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 | 홍경(왼쪽)은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는 용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그는 "모든 게 다 빠르고 휘발되는 세상 속에서 불변하는 것들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 닿고 이해하는 건 시간과 노력을 쏟지 않으면 얻어질 수 없다고 본다"며 "솔직하고 온전히 내 마음을 내비쳐야 하는 작업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제가 해야겠다는 분명한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노윤서와 김민주를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홍경은 "윤서는 총명하고 연민하고 똑똑하다. 어떻게 연기를 할지 분명하다. 현장에서 연기 외에 배우들이 해야 하는 요소들이 있는데 리더십도 출중하더라"라며 "민주는 깊다. 영화에 잔잔한 파도가 일다가 어떤 정도의 파동이 오가야 보는데 이 파동이 어떠한 사건을 통해 일어나는 민주의 레이어라고 생각한다. 두 자매가 만드는 감정의 골이 어떤 큼지막한 사건보다 더 마음 졸이고 아팠다"고 전했다. 극 중 용준은 대학 졸업 후 꿈을 찾고 있는 인물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도시락 배달 아르바이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름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이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약 3개월간 수어를 배운 홍경은 "재밌었고 힘들지 않았다. 수어로 어떠한 것을 표현할 때 손짓과 몸짓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표정도 중요하다. 좋은 경험이었다"며 "제가 아닌 상대에게 집중을 요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온 마음을 다하는 걸 배웠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홍경이 바라본 용준에 관해 자세히 들으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캐릭터를 분석하고 이해하고 구축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인물의 방부터 의상과 헤어스타일까지 스태프들과 '빈틈없이 잘생긴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유려하길 바랐다' 등과 같은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20대만의 자연스러운 수수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집중했다고.  | | 홍경(위쪽)은 "제 마음과 같지 않더라도 제 마음이 그렇다면 내비쳐보고 온전히 내 마음을 다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계속 들여다보는 과정을 거쳤다는 홍경은 "그러면서 저를 마주하는 순간들이 있다. 용준이가 사랑을 표현하고 여름이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통해 저를 보게 된다"며 "제가 느끼는 두려운 감정은 처음이라 모르는 감정인데 용준이는 자신의 마음을 쏟아내면서 이걸 마주해버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력서를 쓰지만 정작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걸 모르겠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에게 공감했다고. 홍경은 "저는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지만 늘 이게 마지막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다. 하고 싶은 걸 찾았다고 해서 이러한 고민을 안 하지 않는다. 누구나 그 안에 의심과 우려가 있다"며 "그럴 때는 저 자신에게 솔직하고 직관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렇게 남다른 노력으로 용준이라는 인물이 된 홍경이다. 다만 그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결코 혼자서 완성시킬 수 없다는 겸손한 면모를 드러내며 "용준이는 부모님을 통해서 설명된다. 정혜영, 현봉식 선배님들은 제가 발버둥 치지 않아도 그 상황 자체를 믿게 해준다. 저는 그 안에서 춤추면 된다"고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느끼고 깨달은 지점을 언급했다. 엄마에게 자신의 첫 아픔을 고백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특별하게 아름답고 아픈 감정을 경험했다는 홍경은 "저의 삶을 이루는 게 저인 것 같지만 제 옆에 소중한 사람 중 누군가가 아프면 삶이 무너지는 걸 느끼면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비단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제 삶을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속마음을 숨기는 게 아니라 거리낌 없이 얘기를 나누려고 해요. 그리고 제 마음과 같지 않더라도 제 마음이 그렇다면 내비쳐보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온전히 내 마음을 다해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요.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저를 많이 돌아보게 됐죠."  | | 홍경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첫사랑을 하면서 말랑말랑하면서도 뒤집어지는 감정이 응축돼서 잘 담겨 있다. 쌀쌀한 가을과 잘 어울린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매니지먼트mmm |
분명 작품에는 보는 이에 따라 판타지적 요소로 다가오는 지점들이 존재하지만 홍경을 필두로 노윤서와 김민주 자체가 개연성이 되고 설득의 힘을 가진다. 이날 영화를 본 기자들의 여러 감상평을 들은 홍경은 "현실에서 느껴보지 못한 찰나의 감각을 경험시켜 주는 게 영화의 창구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인물들이 존재할거라고 생각해서 판타지로 느껴지지 않았는데 판타지가 있다고 보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실에서 느끼지 못했다면 꿈꾸고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나"라고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보지 못한 세계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타격감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것도 좋지만 저에게 시네마틱하게 다가오는 영화는 찰나의 감정을 되새김질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런 점에서 '청설'에는 첫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라는 찰나의 감정이 잘 담겨 있어서 시네마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청설'이 가진 영화의 힘을 자신한 홍경은 끝까지 작품의 매력을 언급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그는 "요즘 자극을 극대화시키고 시선을 집중하지 않아도 사로잡힐 수 있는 것에 매료되고 있는데 저는 그렇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라보고 들여다봐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저희 영화에도 그게 있다. 마냥 무겁지만은 않지만 찌르고 피가 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집중도가 생긴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첫사랑을 하면서 말랑말랑하면서도 뒤집어지는 감정이 응축돼서 잘 담겨 있다. 쌀쌀한 가을과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jiyoon-103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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