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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통쾌·감동"…송강호·박정민의 작지만 알찬 '1승'(종합)
더팩트 기사제공: 2024-11-28 17:18:02

유기농 채소 같은 싱그러움과 풋풋함이 매력
12월 4일 개봉


배우 장윤주와 박정민, 송강호(왼쪽부터)가 뭉친 '1승'은 12월 4일 개봉한다. /배정한 기자
배우 장윤주와 박정민, 송강호(왼쪽부터)가 뭉친 '1승'은 12월 4일 개봉한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송강호와 박정민이 '1승'으로 뭉쳤다. 두 사람은 속도감 있는 여자 배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열정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영화 '1승'(감독 신연식)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 참석한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는 "유쾌하고 통쾌하게 끝났는데 가슴에 감동이 있다"고 완성본을 본 후 만족감을 드러내며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그리고 이기는 법을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하나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동주'로 유수의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휩쓴 신연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1승'은 국내 최초 배구 영화다. 메가폰을 잡은 신연식 감독은 "스포츠 영화를 꼭 한 편은 해보고 싶었다"며 "배구는 서로의 공간을 존중해주면서도 살을 맞대는 경기 못지않게 뜨거운 경쟁심이 네트 사이에서 벌어지는 느낌이 되게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 여자 배구가 남자 배구보다 영화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고 여자 배구를 다룬 이유를 밝혔다.

신 감독은 "배구가 어려운 스포츠라서 경험이 없는 분들은 금방 배우기 힘들다. 그런데 배구계의 전설 같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많은 부분을 도와주셨다. 시간과 예산 안에서 구현가능한 동작들과 그림을 고민했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단계를 거쳐서 경기를 구성하려고 했다"고 연출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배구 감독 김우진 역의 송강호는
배구 감독 김우진 역의 송강호는 "아주 경쾌하고 어렵지 않아서 기분 좋게 극장을 나서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배정한 기자

손 대면 망하는 백전백패 배구 감독 김우진 역을 맡아 극을 이끈 송강호는 "아주 경쾌하고 어렵지 않아서 기분 좋게 극장을 나서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1승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1승을 통해서 잃어버렸던 자신감이나 희망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여자 배구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나만의 1승을 위해 투쟁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며 "사실 큰 자본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작지만 알차게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기고 싶었다"고 작품에 끌린 지점을 되돌아봤다.

평소 배구를 즐겨본다는 송강호는 "야구나 축구는 특출난 재능과 파워를 가진 슈퍼스타 한두 명이 끌고 간다면 배구는 유독 팀워크가 중요한 것 같다. 또 감독과 선수 간 소통의 묘미도 있는 게 매력인 것 같다"고 강조하며 "롤모델을 두고 연기하지 않았다. 경기 중 작전 타임을 유심히 보면서 여러 분들을 참고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구단주 강정원으로 분한 박정민은 송강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배정한 기자
구단주 강정원으로 분한 박정민은 송강호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배정한 기자

박정민은 1승 시 상금 20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관종(관심 종자) 구단주 강정원으로 분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배구를 종종 봤다는 그는 "그렇기 때문에 배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찍고 보면서 코트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는 걸 느껴서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정민은 "송강호 선배님과 한번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그는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 송강호 선배님처럼 되고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선배님을 현장에서 만났을 때 모든 부분이 신기했고 많은 것을 제 수첩에 적어놨다. 모든 순간이 저에게 배움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강호는 "박정민은 어떤 역할과 작품을 만나도 자기만의 해석과 표현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는 괴력의 배우"라며 "장윤주는 배우들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틀이 있는데 본인의 개성과 매력으로 그 틀을 수시로 넘나드는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고 칭찬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장윤주는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를 연기하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배정한 기자
장윤주는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를 연기하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배정한 기자

여기에 장윤주는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를 연기하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이날 완성본을 본 그는 "유쾌하고 통쾌하고 즐겁게 끝났지만 가슴에 감동이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장윤주는 맏언니로서 '핑크스톰'의 다채로운 매력을 언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실제로 배구 선수들도 있었고 배구선수 출신도 있고 모델 후배들도 있었다.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 날 수 있었으지만 삐죽거리면서도 화음이 있었고 이게 관객들에게 분명히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송강호는 '기생충'(2019) 이후 다소 저조한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관해 솔직한 생각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늘 도전은 위험이 내포돼 있지만 30년 동안 이를 갈구하면서 작업을 해왔던 것 같다. 어떤 구간에서는 뭘 해도 잘 되고 사랑받는 작품을 할 때가 있었는데 긴 인생을 살다 보니 어느 구간에서는 결과가 안 좋을 수도 있다"며 "이로부터 자유로워져야 되는 것이 예술가들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승' 전에 늘 진지하고 무겁고 어딘가에 짓눌려있는 캐릭터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시원하고 밝으면서도 경쾌한 마음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을 때 '1승'을 만났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끝으로 신 감독은 "연말에 가족들과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또 내 인생의 '1승'을 쟁취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송강호는 "'1승'은 유기농 채소 같다. 많은 자본이 들어가서 거대한 작품은 아니지만 유기농 채소가 갖고 있는 싱그러움과 풋풋함이 관객들에게 행복과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박정민은 "선수들을 보면서 공감하는 지점이 많을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1승'은 1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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