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뉴진스가 ‘소송 없는 계약해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뉴진스와 전속계약 유효성을 주장하는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뉴진스의 ‘결별통보’ 이후 어도어가 향후 대응에 나설 시나리오를 선례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뉴진스가 어도어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한 지 일주일이 흐른 가운데, 어도어가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며 전속계약유효확인 소송으로 반격에 나섰다.
만약 현재의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옮겨질 경우 뉴진스는 소속사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약금의 규모를 두고 업계 안팎으로 상상초월 액수가 거론되면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신뢰 관계도 훼손되지 않았다”며 뉴진스를 설득하려 하고 있으나 뉴진스는 법적 소송 없이 계약을 해지하려는 무소송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기자회견 당시 뉴진스는 수천억 원대의 위약금에 대해서 “위약금에 대한 기사를 여러 개 봤는데,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활동을 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낼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하이브와 어도어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책임은 하이브와 어도어에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내년 음반 발매 및 투어 논의에 비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판단, 귀책사유가 뉴진스에게 있다며 위약금을 요구하는 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뉴진스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된 적이 없지만, 표준계약서 기준을 적용하면 2029년까지 뉴진스와 어도어 간 남은 계약기간의 개월 수에 계약해지 시점 직전 2년간의 월평균 매출액을 곱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위약금은 4000억~6000억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위약금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에서 감액해주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례로 피프티 피프티가 있다.
피프티피프티를 탈퇴한 전 멤버 새나, 시오, 아란 3인은 전 소속사인 어트랙트로부터 전속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어트랙트가 산정한 손해배상액과 위약금은 수백억 원에 이르지만, 소장 제출 단계에선 명시적 일부청구 방식으로 13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3인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를 상대로 3억 원의 정산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3억 100만 원 규모다.
앞서 3인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또 과거 가수 박효신은 전 소속사와의 법정 공방 끝에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5억 원의 위약금을 배상하기도 했다.
박효신의 음반 발매 지연과 공연 차질로 인한 전속계약 위반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엠씨더맥스는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A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지만 2006년 7월 소속사 측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계약이 끝나기 전인 2007년 1월 B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고, A엔터테인먼트가 위약금 47억원을 지불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전 소속사 측의 손을 들어주며 멤버 각각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엠씨더맥스 멤버들이 전속 계약을 위반하기는 했지만 1집부터 4집까지 음반을 발표해 계약을 성실히 이행한 점과 피고의 소속가수로 활동하는 동안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피고도 누려온 점 등을 고려해 지급할 위약금은 5000만원 정도로 감액함이 상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뉴진스의 경우 소송전과 위약금 분쟁으로 촉발됐던 다른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 갈등과는 다른 양상을 띈다.
앞선 사례들은 통상 정산 등의 문제로 인한 신뢰 관계 파탄이 원인이 된 경우가 많았으나 어도어는 뉴진스 활동 첫 해 52억원을 정산해주는 등 이러한 문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결국 뉴진스의 위약금의 발생 여부는 계약 해지의 책임을 누구에게 보는지 법원의 판단에 달렸다.
계약해지 사유가 어도어에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뉴진스는 위약금을 내지 않을 수도 있다.
한 손배소 관련 전문 변호사는 “뉴진스가 위약금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려면 계약 해지에 영향을 미치는 멤버들의 귀책 사유가 존재해야 한다.
그게 아닌 쌍방의 귀책 사유가 커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면 위약금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는 “뉴진스가 주장하는 어도어의 귀책 사유가 위약금이 전액 면제될 정도로 중대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위약금을 내지 않을 확률은 낮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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