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잘 큰 해남이' 이진우, 또 현수막 걸린 이유 '나미브'더팩트 기사제공: 2025-02-12 00:06:04

그룹 GHOST9(고스트나인) 겸 배우 이진우가 <더팩트>와 만나 '나미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루기획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앳된 얼굴로 많은 이들의 귀여움을 받았던 중학생이 어엿한 성인이 됐다. '잘 큰 해남이' '정변의 아이콘'으로 불리기까지 잊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룹 GHOST9(고스트나인)의 멤버로서도 배우로서도 계속된 성장을 이룬 그리고 거듭해 나갈 이진우다.

이진우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미브'(극본 엄성민, 연출 한상재·강민구)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강수현(고현정 분)과 심준석(윤상현 분)의 외동아들 심진우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곳을 뜻하는 '나미브'는 해고된 스타 제작자 강수현)과 방출된 장기 연습생 유진우(려운 분)가 만나 각자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은 지난달 28일 막을 내렸다.

이진우는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방송을 기다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을 맺게 돼 아쉽고 섭섭하다. '나미브'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다"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꿈을 위해 용기 있게 성장해 가는 심진우를 연기하며 저 또한 많은 것을 느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처음 이진우의 캐스팅 소식이 공개됐을 때 많은 이들이 놀랐다. '프로듀스 해남이'로 익숙한 대중에게 그가 연기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반가움을 자아낸 동시에 잘 성장한 모습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웹드라마 등을 통해 숏폼 형태의 작품으로 연기를 경험했던 바 있는 이진우다. 그러나 TV 방송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주연급으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는데 출연 자체만으로도 행복했지만 대선배님들이랑 함께한다는 점에서 꿈만 같았어요. 부모님도 굉장히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해남이랑 목표 동네에 또 플래카드도 걸렸어요.(웃음)"

배우 이진우가 청각 장애를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ENA

극 중 이진우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청력을 잃고 부모님의 걱정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정작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괴롭힘은 속으로 삭이는 심진우를 연기했다.

심진우는 위태로운 가족 관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루며 우정도 지키는 모습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이진우는 이런 심진우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는 "처음에는 청각이 불편하다 보니 아픔이 있고 상처가 깊은 친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물론 유진우를 만나 배우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기도 하지만 원래부터 강단이 있는 친구라는 걸 느꼈다. 자신의 확고한 의견도 있으며 마음이 따뜻하다"며 "또한 엄마에게 투덜대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엄마를 향한 마음이 큰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진우의 설명처럼 심진우는 '청각 장애'라는 설정부터 외적인 모습 등은 다소 유약해 보인다. 그러나 고집 있어 보이는 눈빛과 자신을 괴롭히는 이들 앞에서도 악착같이 대응하는 모습은 단단한 내면의 소유자임을 드러낸다.

한 마디로 입체적인 캐릭터다. 그리고 모든 배우가 그렇듯 단면적인 인물보다 더 표현하기 힘들 터였다. 이진우는 먼저 불편한 청각 설정에 집중했다. 그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설정이지 않나. 정확히 알고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청각 장애의 자료와 정보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유튜브, 영화, 드라마 등 영상은 물론이고 웹툰까지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다 찾아봤다.

이진우는 "결국 주안점을 둔 건 상대방의 입 모양과 내 눈빛이었다. 누군가가 말할 때 입 모양을 읽기 위해 눈으로 보는 행위를 습관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한 박자 반응이 늦게 나오는 등의 모습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이를 연기할 때 녹여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사 빌드업과 복잡한 내면의 몰입은 '대본'에서 답을 찾았다. 대표적인 예가 심진우의 서사가 드러나는 2회와 3회였다. 이는 이진우에게도 주요한 기점이었단다. 그는 "고민이 가장 많이 필요했던 장면들이었다. 일단은 상황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리고 예를 들어 3회를 연기하기 위해 3회 대본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시 1회부터 돌아가 계속해서 읽었다. 이후 회차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렵다고 느낄 때면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것을 반복했다. '대본에 오롯이 답이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인물이었어요. 제가 진우와 같은 가족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슬픔과 아픔을 겪은 적도 없잖아요. 경험도 없는 데다 이런 순간들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모두 처음이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대본을 갖고 살다시피 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배우 이진우가 '나미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마루기획

'고현정과 윤상현의 아들'이라는 설정은 이진우의 앞으로 연기 행보에 두고두고 남을 수식어일 터다. 대선배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배움이겠지만 유독 와닿았던 조언 등이 있었을까.

이진우는 "'이진우라는 사람을 너무 버리진 마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를 소화하려고 그 인물을 100% 입히는 것이 아니라 이진우라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감싸듯이 두르라는 취지였는데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나미브'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을 이뤄내며 꽉 닫힌 엔딩을 보여줬다.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마무리에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진우가 생각한 엔딩도 있었을까. 그는 질문을 듣자마자 수줍게 웃어 보이더니 "대본을 보기 전에 어디까지나 가볍게 생각해 본 것"이라고 강조하며 운을 뗐다.

"심진우가 유진우의 스타일리스트가 되는 엔딩 장면을 생각해 봤어요.(웃음) 두 진우의 우정이 있으니까 말이 아예 안 되진 않지 않나요. 물론 지금 엔딩도 마음에 듭니다."

배우 이진우가 '나미브'를 떠나보내며 연기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ENA

또한 이진우는 '나미브'의 기획 의도와 메시지를 한 번 더 언급하며 이에 초점을 맞춰주기를 바랐다. 그는 "우리 작품은 가족 드라마이자 힐링 드라마다. 힘든 과정에서 다 같이 성장하면서 꿈을 이뤄가는 내용이다. 이 자체가 '나미브'의 뜻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꿈이 이뤄지는 그 순간을 전달하고 싶지 않았나 싶다"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순간순간이 시청자들에게도 와닿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프로듀스 해남이'가 이처럼 잘 성장한 모습으로 이제는 '정변의 아이콘'으로도 불리고 있는 이진우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열심히 다이어트하면서 살아온 게 헛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해남이' 대신 이진우라는 이름을 찾고 싶을 법도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내가 열심히 활동을 하면 해남이보다는 배우 이진우로서 기억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때문에 그때까지 해남이로 기억해 주셔도 좋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항상 응원해 주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해요. 앞으로 다양하고 신선한 캐릭터로 많은 작품을 찍고 싶어요. 이를 통해 어떤 매체로든 많은 분들에게 제 이름을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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