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뉴스
방송/연예뉴스 입니다.
  • 북마크 아이콘

['아는 노래'의 진심②] 완벽한 무대, 그 뒤의 땀방울


'개그콘서트' 중 녹화 당일 리허설 2번 진행하는 유일한 코너
무대 동선→음악·조명까지 수차례 체크


'개그콘서트-아는 노래' 팀이 1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리허설을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개그콘서트-아는 노래' 팀이 1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에서 리허설을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한때 막을 내렸던 '개그콘서트'가 다시금 웃음과 감동을 싣고 돌아왔다. 그 중심에는 바로 '아는 노래'가 있다. 익숙한 노래를 기발한 이야기로 재해석해 무대 위에 올리는 이 코너는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아는 노래'. <더팩트>는 그 인기의 이유와 무대 뒤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아는 노래'는 단순한 개그가 아닌 감동과 몰입을 더한 '뮤지컬형 개그'다. 단 10분짜리 무대를 위해 두 번의 리허설과 수많은 조율이 이어졌고 출연진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했다. 극적인 감정선과 애드리브, 감동적인 이야기까지 더해진 '아는 노래'는 객석을 웃게 하고 또 울게 만들었다.

KBS2 '개그콘서트'의 수많은 코너 중에서도 '아는 노래'만 유일하게 녹화 당일 두 번의 리허설을 진행한다. 가장 먼저 1차 리허설을 진행한 뒤 마지막 타임에 2차 리허설을 거친다. 이후에도 회의를 통해 무대 구성을 조정한다. 단 10분짜리 코너지만 그 안에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담기 위해 모든 디테일을 점검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리허설이 시작되자 출연진은 하나둘씩 등장하며 소품을 정리하고 동선을 맞춰 나갔다. 나현영은 큐시트를 손에서 한 순간도 놓치 않은 채 매 순간 동선을 체크했고 송필근은 주변을 둘러보며 출연진 한 명 한 명 체크했다.

"준비됐어요?"라는 송필근의 신호와 함께 본격적인 리허설이 시작됐다. 지난 12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리허설은 오후 5시 30분이 될 무렵까지 진행됐다. 해당 회차는 지난 16일 오후 9시 20분 전파를 탔다. 이번 '아는 노래'는 가수의 꿈을 꾸는 허윤진(허윤진 분)의 오디션을 배경으로 한 스토리였다.

무대공포증을 가진 허윤진은 가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오디션에 도전한다. 최종 오디션까지 가게 된 허윤진이지만, 그의 오빠(송필근 분)는 한 사기꾼으로부터 "오디션에는 내정자가 있으니 돈을 내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후 오빠는 밤낮없이 일해 그 돈을 마련했지만 뒤늦게 사기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허윤진 또한 오빠가 자신 때문에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크게 흔들린다. 마침내 최종 오디션 당일, 허윤진은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무대 위에 올랐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오디션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던 오빠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르막길' 첫 소절을 불러주고 허윤진은 용기를 내서 무대를 마친 뒤 우승한다.

송필근(왼쪽)은 안정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서예원 기자
송필근(왼쪽)은 안정된 가창력과 섬세한 연기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서예원 기자

송필근은 처음부터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감정선을 최대한 살려 노래를 불렀다. 리허설이라고 가볍게 넘기는 법이 없었다.

이후 '아는 노래'의 짧은 개그 파트를 맡는 정범균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범균은 허윤진과 같은 연습생으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짧은 소개를 한 후 퇴장하려던 때 정범균은 허윤진에게 악수를 건넸다. 그러고는 "악수하는 거, 애드리브야"라고 말했다.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추가하며 무대를 더욱 실감 나게 만들었다.

1차 리허설이 끝난 후 제작진은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송필근, 허윤진에게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이에 따라 출연진의 동선이 변경됐고 송필근은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며 무대의 흐름을 정리했다.

그렇게 '아는 노래' 팀은 퇴장하고 '개그콘서트'의 모든 코너가 리허설을 진행했다. 이후 마지막으로 '아는 노래' 팀이 다시 등장했다. 2차 리허설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송필근이 사기를 당했음을 깨달았을 때 음악이 나오는 타이밍이었다. 송필근은 "사기를 당한 후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 음악이 흘러나오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이는 실제로 반영됐다. 그 결과 주인공의 감정이 더 효과적으로 객석에게 전해졌다.

본 녹화가 시작되자 송필근이 무대 위로 등장했다.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고 그는 능숙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 송필근은 "다들 저희 코너 알고 계시냐. 뮤지컬 느낌의 긴 호흡을 가져가는 코너인데 여러분들이 잘 따라와주는 게 중요하다. 끝까지 잘 따라와달라"고 당부했다.

'아는 노래'는 음악, 연기, 호흡, 스토리 등 모든 요소가 완벽히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되는데 그걸 제대로 해냈다. /KBS
'아는 노래'는 음악, 연기, 호흡, 스토리 등 모든 요소가 완벽히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되는데 그걸 제대로 해냈다. /KBS

이어 허윤진이 모습을 드러냈고 객석에서는 다시 한번 박수갈채가 나왔다. 앞서 이날 '심곡파출소'에서 르세라핌 사쿠라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송필근은 "제가 하는 두 코너에 르세라핌이 다 나왔다. 기쁜 일이다. 매일 이수경 씨만 보다가 어머 세상에. 웃어 웃어"라며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대가 시작됐다. 송필근이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 방청석 곳곳에서는 감탄이 튀어나왔다. 리허설 때보다 훨씬 더 깊어진 감정, 한층 더 안정된 가창력이었다.

'아는 노래'에는 감동 포인트만 있는 게 아니라 개그 포인트도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주로 개그를 담당하는 정범균은 이야기의 분위기가 무거워질 무렵 항상 등장했다. 정범균은 톤업을 시켜달라며 그의 매니저(박은영 분)를 불렀다. 이에 매니저는 엄청 큰 파우더를 가져와 정범균 얼굴에 그대로 두들겼고 객석은 초토화됐다.

정범균이 퇴장 후 허윤진과 송필근이 등장했는데, 무대 위에 파우더 가루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송필근은 "소독차 왔다 갔니?"라고 애드리브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야기 말미, 허윤진은 무대 공포증으로 인해 노래를 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그때 오디션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송필근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억해"라며 '오르막길'을 무반주로 가창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방청석이 조용해졌다. 그의 호흡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지만 그게 더 진실되게 와닿았다. 중간 중간 눈물을 흘리는 방청객들도 있었다.

녹화 당일 리허설 2번, 무대 동선 조정, 조명·음악 조정까지. 단 10분의 무대를 위해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그 이상의 논의가 오갔을 거고 출연진은 무대를 벗어나서도 끊임없이 연습을 이어갔다. 이 모든 순간이 있었기에 '아는 노래'는 단순한 개그 코너를 넘어 진정한 '뮤지컬형 개그'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 <계속>

<관련 기사>

['아는 노래'의 진심①] 개그와 음악이 함께 만든 기적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 알림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에디터
HTML편집
미리보기
짤방 사진  
△ 이전사진▽ 다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