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극장 '학전'을 이끌었던 가수 겸 공연연출가 김민기 씨가 암 투병 중 22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1951년 3월 31일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회화학과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가수의 길을 걸었다. 1970년에는 대표곡 ‘아침이슬’을 작곡했으며 1977년에는 '상록수'를 작곡해 발표했다. 1984년에는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한 후 프로젝트 음반을 발매하기도 했다.
1991년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했다. 학전은 스타 양성소로 거듭났다. 고(故)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로 손꼽힌다. 그밖에 윤도현, 나윤선, 정재일 등 유명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이다.
1994년 초연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했다.
뮤지컬 '의형제'로 2001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부분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지하철 1호선'을 통해 한국과 독일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괴테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건강 악화와 재정난 등 악재가 닥치며 학전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50여 명의 배우, 가수, 예술인들이 힘을 보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개관 33년 만인 지난 3월 15일 결국 폐관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학전 정신을 이어받아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재개관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에 2남이 있으며 24일 발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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