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계 독일인 애나 델비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막대한 자산을 상속한 소공녀처럼 뉴욕 사교가를 휘저으며 허세의 탑을 쌓았다.
2018년 덜미가 잡힌 이 사기꾼 이야기를 넷플릭스가 드라마 ‘애나 만들기’로 만들어 2022년 2월 11일 공개했다.
그보다 앞선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연극 ‘애나엑스’가 국내 무대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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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독일계 상속녀로 사교계 주목을 받게 된 애나는 짝짓기 앱 개발로 일확천금을 향한 길에 올라선 공학도 아리엘을 만나고, 둘은 남다른 ‘썸’과정을 거쳐 사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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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두 개가 거의 전부인 무대는 마치 스마트폰 서너 대를 세워 놓은 듯한 대형 배경 화면과 때로는 객석까지 비추는 조명으로 다양한 장소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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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거칠게 만들어지는 둘의 감정선이 거슬릴 수 있다.
허구의 실체가 드러나는 후반부에선 반전 없이 “이 사회는 반칙해서 걸리면 범죄자고, 성공하면 사업가다.
나는 석탄이 아니라 다이아몬드가 되고 싶어”라고 반성하지 않는 애나를 보여준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대라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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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는 소셜미디어 중독을 강요받는 시대에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진짜 나’와 ‘보이는 나’ 사이의 간극이 커지는 사회에서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를 생각해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3월 16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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