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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중독 강요받는 시대… 어느 게 진짜고 가짜일까

연극 ‘애나엑스’ 3월 16일까지 공연

러시아계 독일인 애나 델비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막대한 자산을 상속한 소공녀처럼 뉴욕 사교가를 휘저으며 허세의 탑을 쌓았다.
2018년 덜미가 잡힌 이 사기꾼 이야기를 넷플릭스가 드라마 ‘애나 만들기’로 만들어 2022년 2월 11일 공개했다.
그보다 앞선 202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연극 ‘애나엑스’가 국내 무대에 소개됐다.


런던에서 미술을 전공하던 애나는 문득 세상과 사람을 속이는 방법과 그것에 자신이 유능함을 깨닫고 고학생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어느새 독일계 상속녀로 사교계 주목을 받게 된 애나는 짝짓기 앱 개발로 일확천금을 향한 길에 올라선 공학도 아리엘을 만나고, 둘은 남다른 ‘썸’과정을 거쳐 사귀게 된다.

쉬는 시간 없이 100분간 이어지는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은 애나(김도연·최연우·한지은)와 아리엘(원태민·이상엽·이현우) 외에 배우 두 명이 소화하는 주변 사람들이다.
의자 두 개가 거의 전부인 무대는 마치 스마트폰 서너 대를 세워 놓은 듯한 대형 배경 화면과 때로는 객석까지 비추는 조명으로 다양한 장소를 만들어낸다.


애나와 아리엘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설렘을 느끼고 꿈을 이야기하는 전반부는 여느 발랄한 청춘 연애물과 다를 바 없다.
다만 거칠게 만들어지는 둘의 감정선이 거슬릴 수 있다.
허구의 실체가 드러나는 후반부에선 반전 없이 “이 사회는 반칙해서 걸리면 범죄자고, 성공하면 사업가다.
나는 석탄이 아니라 다이아몬드가 되고 싶어”라고 반성하지 않는 애나를 보여준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무대라는 점에서 잘 만들어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같기도 하다.

지난 5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지호 연출가는 “애나를 묘사하고, 이 사건을 소비하기보다는 이 사회에서 왜 애나 같은 인물이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소셜미디어 중독을 강요받는 시대에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진짜 나’와 ‘보이는 나’ 사이의 간극이 커지는 사회에서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지를 생각해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3월 16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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