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제작 시스템이 TBS의 청사진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
지금도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2021년 CJ ENM과 콘텐츠 공동 제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주도했던 나카타니 야요이 TBS 상무.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 TBS 본사에서 만난 야요이 상무는 "CJ ENM과의 협업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고 역설했다.
실제 협업으로 이어지는 데는 3년여가 걸렸다.
지난해 크리에이터 간 교류로 뒤늦게 물꼬를 텄다.
그는 "신뢰를 쌓는 데 시간이 필요했지만, 철저한 준비 끝에 공동 제작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경우 올해와 내년에 각각 한 편씩 선보일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tvN과 함께 준비한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앞으로 공동 제작은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CJ ENM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제작역량이다.
CJ ENM이 제작한 콘텐츠를 100편 이상 시청하며 각본을 완성하는 힘에 매료됐다.
야요이 상무는 "처음 본 작품이 '미생'이었는데, 탄탄한 각본이 인상적이어서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게 됐다"며 "tvN뿐만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도 통할 만큼 각본의 경쟁력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TBS는 CJ ENM과 콘텐츠 공동 제작 및 유통을 넘어 OTT 플랫폼 간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
야오이 상무는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은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라이선스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도 유넥스트(U-NEXT)를 보유하고 있어 비슷한 상황이다.
OTT 간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동 제작 중인 드라마는 일본에서만 방영된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배우 채종협이 주연한 '아이 러브 유'가 티빙을 통해 한국에 소개됐다.
이번에 제작하는 작품들도 한국 배우가 출연해 같은 방식으로 송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tvN 방송도 검토 중이라고 들었는데, 실현된다면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5년째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는 영화 공동 제작도 포함돼 있다.
야오이 상무는 "TBS는 매년 열 편 가량의 영화를 기획·제작한다.
최근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스트 마일' 등 두 편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며 "CJ ENM과 협력하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향후 인기 드라마의 속편을 영화화하는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하고 싶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흔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업의 궁극적 목표는 북미 아시안을 겨냥한 콘텐츠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디즈니+ '쇼군'이 일본어 대사가 70% 이상임에도 북미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현지에 고무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야요이 상무는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뒤의 목표일 것"이라며 "북미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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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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