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현장 국정감사를 앞둔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전 방만 경영,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이 현장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1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11일 한전 본사가 위치한 전남 나주에서 현장 국감을 실시한다.
피감기관은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공기업 등 전력그룹사다.
에너지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국감이 나주에서 열리는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전력그룹사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전의 ‘역대급’ 적자 등 질타가 쏟아질 이슈가 적지 않아서다.
한전은 올 상반기에만 14조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전기요금이 국제 에너지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 크지만 한전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전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살펴본 결과 부적절한 집행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전 서울본부 기획관리실 경영지원부가 지난해 3월 유명 한우 전문점에서 오찬 회식을 한 후 409만원을 결제한 게 대표적이다.
한전 서울본부 전력사업처 배전운영부는 2020년 11월 고급 맡김차림(오마카세) 일식당에서 약 71만원을 체육문화 행사비로 결제하기도 했다.
이에 전력그룹사 방만 경영이 이번 국감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력그룹사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뿐만 아니라 고액 연봉과 성과급 등 방만 경영 관련 논란이 이미 수차례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며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한전공대도 이번 국감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한전공대는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로 한전이 자금을 출연해 세운 학교다.
한전공대는 지난 3월 축구장 48개 면적에 달하는 40만㎡ 규모 부지에 4층짜리 건물 한 동만 갖춘 채 문을 열어 ‘졸속 개교’ 논란을 일으켰다.
한전공대는 강의실, 기숙사 등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인근 건물을 임대해 쓰고 있다.
매년 임대료로 써야 하는 예산만 31억1700만원이다.
<관련기사: 본지 9월 26일자 [단독]강의동 없는 한전공대…임대료만 ‘125억’ 쓴다>
이 밖에도 종합부동산세 폭탄, 고액 연봉 등 물의를 빚은 이슈가 적지 않다.
한전공대는 서둘러 개교를 추진하다가 지난해 100억원의 종부세를 징수당했다.
현행법상 학교 용지는 종부세 감면 대상이지만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탓에 40만㎡ 규모의 부지 대부분이 종부세 과세 대상인 ‘건설 중인 부동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또 한전공대 교수 평균 연봉은 2억원으로, 국내 국공립 대학교 정교수 평균 연봉(1억1442만원)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전력그룹사의 자산 매각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향후 5년간 1조5447억원 규모의 자산을 처분할 방침이다.
이에 한전은 4000억원 규모의 한전기술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한전 자회사 한전KDN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YTN 지분을 매각하기로 확정했다.
다만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력그룹사가 정부 방침에 쫓겨 ‘가격’보다 ‘매각’에 방점을 찍고 자산 처분을 서두르면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전이 서울 배전스테이션, 수색변전소 등 수도권 및 제주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17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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