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부진 지속·미국 통화 긴축 기조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 부진… 회복세 제약
이달 초부터 10일까지 무역적자가 30억달러를 넘어섰다.
무역적자를 견인했던 가스 등의 수입액이 감소했지만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더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누적 무역적자 규모도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강력한 통화긴축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1996년 기록했던 무역적자 최대치(206억달러)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17억9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20.6% 감소했고, 석유제품 (-21.3%), 철강제품(-36.1%), 무선통신기기(-21.0%), 자동차부품(-14.1%)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승용차와 선박은 각각 5.4%, 76.4% 늘었다.
 | 지난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
수출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3.4% 줄었다.
대중 수출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등에서 감소했다.
반면 관세청이 집계하는 주요국 중 유럽연합(EU)에서만 수출이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수입액은 156억22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3% 감소했다.
품목별로 원유(7.6%), 무선통신기기(39.1%), 반도체 제조장비(19.8%), 석탄(10.4%) 등의 수입액이 늘었다.
반면 가스(-16.1%), 석유제품(-14.3%), 기계류(-9.5%) 등은 줄었다.
수입국별로는 중국(3.9%), 사우디아라비아(45.0%) 등으로부터 수입이 늘고, 미국(-17.3%), EU(-9.8%) 등은 줄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무역수지는 38억2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9월1~10일 기록한 ?24억600만달러보다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이어져 온 무역적자 행진이 10월까지 7개월 연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달 초반에도 수출이 쪼그라들면서 이달 10일까지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327억1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적자였던 1996년(206억24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120억9000만달러 더 많은 상태다.
 | |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모습. 뉴스1 |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펴낸 ‘경제동향’을 통해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경기 회복세가 제약된다”고 평가했다.
KDI는 “반도체는 수요 둔화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고, 수출도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라면서 “중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강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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