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韓 1인당 GNI 3만4980달러
伊는 3만5710달러… 다시 뒤처져
낮은 성장률·원화가치 하락 영향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주요 7개국(G7) 중 한 곳인 이탈리아를 앞섰지만 1년 만인 지난해 역전을 허용하고 다시 뒤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세계은행(월드뱅크)의 최신 통계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4980달러로 집계됐고, 이탈리아는 이보다 730달러 많은 3만5710달러로 나타났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20년 3만2930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이탈리아(3만2380달러)를 앞선 바 있다.
한 해 만에 이탈리아에 역전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이탈리아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9.0%까지 떨어졌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0.7%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탈리아 GDP가 6.7% 회복하는 동안 한국 경제는 4.1% 반등하는 데 그쳤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우선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유로화보다 더 떨어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가 사용하는 유로화 가치는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달러화 대비 13.66%(지난해 말 1유로 1.1323달러→0.9776달러)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원화는 달러화 대비 20.16%(1달러 1188.80원→1428.50원) 깎였다.
그만큼 GDP를 달러로 환산할 경우 이탈리아보다 더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대만에도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를 각각 3만3592달러, 3만5513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3만5004달러)가 대만(3만3143달러)보다 많았지만, 올해 역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총소득(GNI)은 국내총생산(GDP)에 해외 노동소득이나 배당 등 국외순수취요소소득까지 반영한 것인 만큼 1인당 GNI와 1인당 GDP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대만의 성장률 전망치(3.5%)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2.6%·한은 추산)보다 높은 만큼 1인당 GNI도 대만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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