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음에도 부동산 시장은 냉랭한 모습이다.
인천, 경기 동탄, 안양 등은 사실상 비규제지역이 됐지만 매수 문의는 찾기 어려웠다.
정부의 대책에도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유지되는 분위기다.
매수심리를 크게 좌우하는 고금리, 경기 악화 우려감이 여전한 탓이다.

12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있는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은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돼 일단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매수 문의가 없는 것은 전과 다르지 않다"며 "호가를 올릴지, 집을 내놓으면 빨리 팔 수 있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간간이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화성 동탄신도시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역시 "정부 발표가 나자마자 시장이 반응하는 시기는 이제 지난 것 같다"며 "규제지역 해제는 14일부터이고, 대출 완화는 다음 달부터니 연말까지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하락했다.
이번에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신도시, 경기·인천도 각각 0.03%, 0.02% 떨어졌다.
신도시는 1기 신도시 위주로 하락한 가운데 평촌이 전주 대비 0.14%, 동탄이 0.01%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인천도 부천(-0.07%), 시흥(-0.06%) 인천(-0.05%), 수원(-0.05%) 순으로 하락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주택 매매 시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인 2년 실거주를 적용받지 않는다.
취득세 중과세율, 보유세율도 낮아진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가능해진다.
재당첨과 분양권 전매 제한 등 청약 규제도 풀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무주택 매수자들에게는 대출 한도가 올라가는 것 외엔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해 소득 수준이 낮은 무주택자들은 대출 한도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현재 시장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금리 인상은 진행형이어서 거래가 정상화되는덴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소득 등 여건을 갖춘 일부 실수요 위주로 거래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시장 약세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거래절벽과 하락 흐름이 계속될 경우, 남아 있는 규제지역의 해제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