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만명을 넘게 자른 메타가 영국에서도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경기 침체로 사업 악화가 예상되자 고정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 위기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메타가 영국 인력의 10% 이상을 감축하고, 런던 중심부 킹스크로스에 위치한 사무실은 폐쇄하기로 했다.
메타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런던에서 최소 687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예정이며, 감원 규모는 영국 내 전체 인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영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메타 직원은 약 5000명이다.

이번에 삭감되는 687명 대부분은 런던에 있는 인스타그램 관련 인력으로 보인다.
감원 대상이 되는 부서는 광고, 데이터, 디자인 등이다.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조치로 정리되는 부서 직원 중 일부는 다른 부서로 재배치되거나 미국 본사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남겨질 직원을 정하기 위한 협상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회사가 무작위로 해고 대상팀을 선택한다는 의혹으로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특정 팀이 해고의 대상이 된 데 대한 회사 측의 논리적인 설명이 없었다"며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은 자리를 보전하고 성과가 좋은 직원은 특정 팀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고 있다"고 했다.

영국 시장은 메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시장이다.
중국 틱톡이 영국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늘리자 틱톡에 빼앗긴 사용자 기반을 되찾기 위해 미국에 있는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부터 런던 킹스크로스에 있는 메타 사무실로 출근해왔다.
외신들은 이번 구조조정은 인스타그램 사업 확장을 위한 런던 사무실을 설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1만1000명(전체 인력의 13%) 규모의 창사 후 첫 대량 해고를 진행한 지 4개월만인 지난달 2차 추가 정리해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총 2만1000명의 인력이 정리됐다.

메타의 감원은 실적과 재무 구조 악화에서 기인한다.
핵심 수익원인 광고 수익이 급격히 둔화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에 치중된 사업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 같은 신사업을 내세우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이익도 급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효율의 해'이며, 우리는 더 강하고 민첩한 조직이 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하며 추가 감원을 시사했다.
메타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올해 지출을 860억~960억달러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도 공유했다.